[A매치 포커스] '살인태클' 웨일스, 아일랜드 철옹성에 이성 잃다

김민철 2017. 3. 2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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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김민철 기자=”웨일스가 아일랜드를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시무스 콜먼(28)의 바람이 조금이나마 실현됐다. 아일랜드는 25일(한국시간) 더블린의 아비바 스타디움서 열린 웨일스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유럽 예선 D조 5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홈 팀 아일랜드는 스티븐 워드(31), 리차드 케오그(30), 존 오셔(35) 그리고 콜먼으로 이뤄진 포백으로 견고한 수비를 구축했다. 웨일스는 가레스 베일(27), 할 롭슨 카누(27), 아론 램지(26)를 앞세워 공격의 활로를 물색했다.

아일랜드의 철옹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웨일스는 전반전 내내 60%의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아일랜드를 몰아세웠으나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통계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웨일스는 이날 전반전에 단 한 차례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전개였다. 아일랜드는 지난 유로 2016에서도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돌풍을 일으켰다. 스웨덴, 벨기에, 이탈리아와 한 조에 편성됐음에도 16강 진출까지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콜먼도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아일랜드는 이미 굉장한 선수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 지난해 여름 스웨덴을 상대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웨일스도 우리를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기는 아일랜드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웨일스의 공격을 완전히 봉쇄했을 뿐 아니라 쉐인 롱(29), 조나단 월터스(33)가 역습 상황에서 몇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반대로 웨일스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조금씩 이성을 잃기 시작했다.

에이스부터 흔들렸다. 후반 11분 램지가 경고장을 받은 데 이어 후반 23분 베일까지 경고장을 받았다. 베일은 아일랜드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려던 오셔에게 스터드를 든 채로 위협적인 태클을 범했다. 오셔가 피하지 않았더라면 심각한 부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비신사적인 태클이었다.

심판 판정이 아쉬웠다. 레드 카드가 나오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옐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에 대해 전 리버풀 선수 디트마르 하만(44)은 “어째서 베일은 퇴장 당하지 않았나? 주심의 판정은 분명 잘못됐다. 멍청이들은 베일의 태클이 공을 향했다고 한다. 오셔에게 굉장한 행운이 따랐을 뿐이다”라며 비판을 가했다.

비단 베일의 판정뿐만이 아니다. 아일랜드와 웨일스의 경기는 영국 더비였던만큼 거칠었다. 양 팀 통틀어 나온 22개의 파울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주심은 후반 23분까지 4장의 옐로카드를 꺼내는 데 그쳤다. 웨일스의 크리스 콜먼(56) 감독은 경기 직후 “거친 경기였다. 경기 내내 태클이 난무했다. 누군가 퇴장을 당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양 팀은 계속해서 거친 태클을 주고 받았다”라며 거친 분위기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쉬운 판정은 더 큰 사고로 번졌다. 불과 1분 후 콜먼이 닐 테일러(28)의 거친 태클에 쓰러졌다. 테일러는 이미 태클이 들어가기에는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태클을 시도하며 콜먼에게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고 말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콜먼은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눈에 보일 정도로 돌아간 발목은 당장 수술이 불가피해 보였다. 스피드를 무기로 삼는 콜먼이기에 이번 부상은 향후 선수 생활에 악역향을 미칠 위험이 크다.

전 웨일스 대표팀 선수 존 핫슨(42)은 “테일러의 태클은 신중치 않았고 거칠었다. 어울리지 않은 모습이었다. 나는 테일러의 거친 태클을 본 기억이 없다. 운이 없었을 뿐이다. 고의가 아니었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 팀에게 상처만 남겼다. 아일랜드는 주장 콜먼을 잃었다. 아일랜드의 마틴 오닐(65) 감독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콜먼의 건강이다. 좋지 않다는 진단에 슬플 뿐이다. 그의 선수 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웨일스는 오는 6월 세르비아와의 월드컵 예선을 베일(경고 누적), 테일러 없이 치러야 한다. 크리스 콜먼 감독은 “베일의 공백이 클 것이다. 우리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할 것이다. 우리는 세르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둬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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