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첫 호남 현장투표..연령대별 온도차 '제각각'

이재우 2017. 3. 2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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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심, 지난해 국민의당 '몰표' 분위기와 상반?
"文 대세론 계속 vs 국민의당에 힘 실어줘야" 충돌
중장년층 투표 관심 높고 청년층 상대적으로 적어
"안철수·손학규·박주선, 모두 미덥지 않아" 비판도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25일 오전 국민의당 대선후보 선출 완전국민경선 호남권 현장 거점투표장인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투표소 앞에 국민경선 선거인단들이 투표 개시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 서 있다. 이날 현장투표는 예기찮은 전산 서버 오류로 20여분간 지체된 뒤 개시됐다. 2017.03.25 goodchang@newsis.com

【서울·광주=뉴시스】이재우 채윤태 기자 = "안철수는 전국적인 인물이라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민심을 파고들지 못한 것 같다. 손학규는 경륜이 있지만 정계 은퇴와 복귀 과정에서 타이밍을 놓친 것 같아 불안하다. 박주선은 광주 정치권에서 조직력이 대단하지만 뒤늦게 뛰어 들었다" (광주 회사원 유모씨·48)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말고 누가 나왔는지 모른다. 경선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 당을 떠나 젊은 사람들은 이재명, 안희정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혹 문재인을 좋아한다는 사람도 있다" (학원강사 김모씨·28)

국민의당은 25일 광주와 전남, 제주지역에서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기 위한 첫 현장투표를 시작했다. 국민의당 지지층이 주로 호남에 집중된 만큼, 이날과 26일 전북지역 현장투표 결과가 전체 경선 판도가 좌우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날 뉴시스가 만난 광주 시민들은 국회의원 8자리를 모두 국민의당에 몰아주며 신생정당을 원내 제3당으로 몰아줬던 지난해와 다소 분위기가 변한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누구로 정권교체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지난 총선에게 국민의당에게 몰렸던 '전략적 지지'의 대상을 아직도 정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현장투표에 대한 관심도 연령대에 따라 갈렸다. 중장년층에 비해 청년층은 두드러질 정도로 관심이 낮았다.

광주 송정역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에서 만난 20~30대 청년들은 대부분 "관심이 없다. 경선을 하는지도, 후보가 누군지도 모른다"는 반응이었다.

학원강사 김모(28·여)씨는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말고 누가 나왔는지도 모른다. 경선은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김씨는 "예전에는 안철수 바람이 있었다. 언제부턴가 정치가 '그게 그거 같다'고 느껴지면서, 새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생기면서 국민의당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증권회사 직원인 이모(36)씨는 "뽑을 사람이 안 보인다. 국민의당이나 민주당이나 차이를 모르겠다"면서 "투표소가 어딘지도 모른다.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는데 누가 투표소를 확인하고 찾아가는 수고를 하겠느냐. 사람들보고 투표하지 말라는 소리다. 자기들 끼리 박수치고 끝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중년층도 있었다. 회사원 유모(48)씨는 "정치판을 뒤흔들 만한 사회적, 정치적 사건이 없는 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굳어진 판세가 크게 요동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후보인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 박주선 국회 부의장 모두 미덥지 않다고도 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모(48)씨도 "지난해 총선 때는 반(反) 민주 정서와 새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국민의당에 몰표를 줬는데 그 이후 실망스런 일들이 많아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생각에 등을 돌린 이들이 주변에 많다. 나 역시 그렇다"며 "안철수가 대세이긴 하지만 나약한 이미지, 중진의원들과 갈등설,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 때문에 관심도가 확 떨어졌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후보간 갈등으로 경선룰 확정이 늦어지면서 홍보가 늦어져 경선일과 투표장소를 모르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광주 지역 투표소는 5곳에 불과하다.

단 중장년층은 국민의당 현장투표에 대한 반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차려진 투표소에 나온 시민들은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고령층 10~20명이 특정 장소에 모여 있다가 누군가 전화를 받고 일제히 투표소로 이동하는 모습도 간혹 목격되기도 했다.

퇴직 공무원인 송모(77)씨는 "광주 국회의원 8명이 모두 국민의당 소속이다. 국민의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안철수도 예전보다 강해졌고 말도 더 잘한다"며 "주변 퇴직 공무원들도 문재인은 안된다고 한다. 누가 해도 박근혜 보다는 낫겠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찍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택시기사 이운용(70)씨도 "광주에서 70년을 산 사람이다. 손님 중에 문재인 찍는다는 사람 못 봤다. 문재인-안철수 나오면 무조건 안철수 찍는다"며 "문재인은 말을 너무 잘 바꾼다. 리더십도 없다. (DJ 아들) 김홍걸 내세워 선동하는 것도 보기 싫다. 나는 여론조사는 안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자강론과 연대론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60대 자영업자인 정모씨는 "광주전남은 당연히 국민의당이다. 박주선을 지지한다. 손학규나 안철수에 비해 연대 가능성이 높다. 박주선이 호남 지분을 챙겨올 것"이라고 했다.

주부 이혜경(60)씨는 "박주선을 좋아하긴 하는데 문재인과 함께 한다니 이번에는 못 찍는다. 안철수가 똑똑하고 젊어서 정치를 잘 할 것"이라며 "손학규는 괜찮은 양반이긴 하지만 지지율도 안 나오고 본선에서 못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제주 지역 현장투표 흥행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사전 선거인단을 모집하지 않았다. 만 19세 국민이면 신분증만 제시하고 투표할 수 있다.

장병완 국민의당 선관위원장은 "광주 같은 곳은 3만 명 정도면 성공적이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는데 투표 열기를 감안하면 3만 명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레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부정투표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투표소 중) 한곳에서 투표할 수 있는 유권자를 실어 나르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소명을 들어보니) 어린이집 원장께서 자기가 (어린이집 차를) 운전하고 왔을 뿐이지 동원은 없다는 것이 판명됐다"고 말했다.

ironn108@newsis.com
chaidese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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