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주간화제] 골드만삭스 보고서, 현대차에 '藥주고 病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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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 주가가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라 며칠 만에 급등락하며 출렁거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보고서를 발표해 현대차 주가가 급등하자 이틀 만에 사실상 '매도' 신호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현대차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발표한 날 다른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대폭 올려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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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 주가가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따라 며칠 만에 급등락하며 출렁거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보고서를 발표해 현대차 주가가 급등하자 이틀 만에 사실상 '매도' 신호를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약(藥)을 줬다가 병(病)을 준 셈이었다.
골드만삭스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경로가 명확해지고 있다"며 현대차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지주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가 아닌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현대차는 20일 3.3% 오른 데 이어 21일 8.63% 급등했다.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를 탈환했다.
당시 주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특별한 외부 요인이 없었던 만큼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매수세를 부른 핵심 호재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골드만삭스가 이틀 만에 내놓은 "현대차가 목표주가에 도달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린다"는 보고서가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이 보고서는 현 주가가 가치평가를 토대로 산정한 목표주가를 넘어선 만큼 주식을 더 사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뜻으로 시장에선 보유나 사실상의 매도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21일 장중 17만원을 돌파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현대자동차는 23일 쏟아지는 매물에 밀려 약세로 전환해 2.94% 하락했다. 이날 역시 주가를 뒤흔들 별다른 외부 요인 없어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의 종가는 16만5천원으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목표주가와 동일하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주 골드만삭스의 두 개의 보고서에 따라 춤을 춘 사례를 두고 '골드만삭스의 영향력이 이 정도인지 몰랐다'는 자조 섞인 말이 오갔다.
골드만삭스가 현대차가 지주회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올리는 대신 투자의견을 낮춘 데 대해 철저한 가치 분석에 따라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매기는 풍토가 부럽다는 평가도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은 '언제 하느냐(when)'의 문제이지, '할지 말지(if)'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현대차가 지주사가 될 거라는 관측에는 변함이 없다"고 재확인했지만, 목표주가를 올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증권가 일각에선 골드만삭스가 굳이 그 시점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보고서를 낸 데 대해 어떠한 의도가 있던 게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첫 번째 보고서에 주가가 뛰는 것을 보고 뒤늦게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매수하자마자 평가손실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현대차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를 발표한 날 다른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대폭 올려 대조를 이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주사 전환이 이뤄진다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핵심 영업 가치는 현재 몹시 저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는 숨겨진 자산 가치와 주주환원 정책이 재평가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증권사들도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그대로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18만원이던 목표치를 22만원으로 올렸고, 흥국증권도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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