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이 나타났다', 뿌린 대로 거두지 못한 회당 5억 예능 [종영기획]

조혜진 기자 입력 2017. 3. 25. 07: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내집이 나타났다’가 회당 5억이라는 예능 사상 초유의 제작비와 거대한 스케일을 강조한 것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조용히 종영을 맞았다.

24일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내집이 나타났다’는 회당 5억이라는 거대한 스케일, 8개월이 넘는 사전제작 기간, 700여 명의 스태프가 투입된 초대형 신축 프로젝트로 삶의 기본이 되는 집을 다양한 사연에 맞게 지어줌으로써 대한민국 가정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

또한 ‘내집이 나타났다’는 6인의 초호화 게스트 군단을 자랑하기도 했다. 배우 권상우, 한지민, 장혁, 주상욱 등 게스트들은 사연자 가족의 집짓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게스트들은 공간 설계에 참여하고, 공사 현장에 직접 가서 시공을 돕고, 가구를 만들어 선물하고, 벽화를 그려주는 등 성실히 ‘열일’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내집이 나타났다’는 과거 많은 사랑을 받았던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 MBC ‘러브하우스’를 떠올리게 하면서 프로그램만의 신선한 재미와 색깔을 찾아보긴 어려웠다. 사연자 집의 열악한 환경, 낙후된 집에 살게 된 사연과 바뀐 집에 즐거워하는 모습, 게스트의 활약에 건축 기술, 인테리어 설명까지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시도 역시 다양성을 빛내기 보단 오히려 색을 지워버렸다.

색이 없다보니 가장 기본이 되는 웃음과 감동도 놓치게 됐다. 낡은 집에 사는 가족에게 집을 지어주고 새 출발을 응원한다는 좋은 취지와 최초, 최고라 자부하는 스케일이 더해졌지만 이 거대 프로젝트에서 남는 건 게스트들의 활약뿐이었다.

프로그램은 방영 내내 착하고 따뜻한 예능이라는 반응과 힘든 이들을 도와주는 건 좋지만 이렇게까지 돈을 들여 시청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물음표를 만드는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받았다. 완공된 사연자의 집이 지나치게 과했기 때문일까, 방송이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면서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특히 사연자 가족에게 지어진 거대한 호화스러운 집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사연자 가족들이 완공된 큰 집의 관리·유지비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는 점과 주변과 너무 동 떨어져 오히려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물론 큰 비용을 들였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집은 화려했고, 트렌디한 건축기술을 볼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는 프로그램에 쏠리는 위화감 조성이라는 시선 중 가장 큰 요인이 되기도 했다.

낡은 집을 부수고 새로 짓는 과정 또한 마냥 통쾌하지는 않았다. 방송에서는 사연자 가족들의 추억이 서려있는 집을 하루아침에 철거했다. 이들이 방문하기 하루 전까지만 해도 그 집에서 먹고 잤을 사연자 가족을 앞에 두고 경악하는 등의 모습은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때문에 ‘이렇게 낙후된 시설이기에 집을 바꿔 줍니다’라는 이유, 이후 바뀔 집과의 극대화된 이미지를 위한 이유였을 철거 이전의 집을 보여주는 장면이 꽤 오랜 시간 분량을 차지해야만 했는지도 의문이다.

방송 전 MC 채정안은 “집이 지어지며 사연 가족들의 삶의 태도 또한 긍정적으로 바뀌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 시청자분들도 위로를 받고 희망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꼽은 바 있다. 하지만 사연자 가족의 사연이 잘 담기지 않아 공감과 감동을 끌어내기 힘들었고, 이들이 전하려 했던 ‘보는 이들도 함께 희망을 얻자’는 긍정적 메시지 역시 시청자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았다.

결국 ‘내집이 나타났다’는 2회 만에 4.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방하는 듯 했지만 3회부터 바로 3%대로 떨어지면서 끝내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온라인에서 역시 크게 화제를 모으지 못하며 미미한 성적을 거뒀다.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던 가족들을 위해 안전한 새 집을 지어주는 일은 물론 잘한 일이고 칭찬받을 일이다. 프로그램의 선한 의도를 몰랐을 시청자도 없었을 것이고 그 의도엔 이견 없이 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듯 이 프로그램에도 못마땅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공익적인 예능이더라도 ‘착함’의 힘만으로 프로그램이 완성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내집이 나타났다’는 많은 제작비와 시간을 투자해 공을 들였음에도 이에 상응하지 못한 성적과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 속에 종영을 맞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JTBC]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