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대부 촬영지서 인증샷" 시칠리아 여행사, 마피아 관광 상품 출시

노석조 기자 2017. 3. 2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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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조직 미화" 비판 거세

'오전 9시 마피아 보스 은신처 둘러보기, 오후 2시 기자와 만나 마피아 연쇄살인 사건 취재 내용 듣기, 오후 7시 전향한 마피아 두목 아들과 저녁 식사….'

마피아 조직을 수사하는 형사의 일정이 아니다. 마피아의 본거지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남서부 시칠리아 섬 트라파니의 한 여행사가 운영하고 있는 하루짜리 '마피아 관광' 일정표다. AFP통신은 23일(현지 시각) "마피아 박물관을 방문하고, 마피아 보스들의 집을 둘러보는 마피아 테마 관광 상품이 출시됐다"고 보도했다.

이 상품은 시칠리아 내 마피아 관련 장소와 인물 등을 통해 마피아 조직원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마피아 두목으로 악명을 떨친 토토 리이나, 메테오 메시나 데나로 등이 애인과 살았던 집을 둘러본 후 이들이 즐겨 먹던 포도주와 파스타로 식사를 하고 마피아를 오랫동안 취재한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식이다. 마피아 영화 '대부'의 배경인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코를레오네도 필수 코스로 들른다.

하지만 이 여행 상품에 대해서는 범죄 조직을 미화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1992년 마피아에 의해 암살당한 판사의 여동생인 마리아 팔코네는 AFP에 "이런 관광은 범죄 희생자의 고통에 대한 모욕이자 마피아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힘쓰는 사람을 좌절하게 하는 행위"라고 했다. 비토 다미아노 트라파니 시장도 "정신 나간 짓으로 도시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여행사 측에 홍보 사이트를 닫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여행사 측은 "마피아 관광은 범죄 집단인 마피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반(反)마피아적인 여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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