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체험] 네이버 '웨일'로 인터넷뱅킹 하기

손경호 기자 2017. 3. 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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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에 설치한 일부 보안 프로그램 중복 설치 요구

(지디넷코리아=손경호 기자)최근 오픈베타서비스로 전환한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에서는 인터넷뱅킹을 문제없이 쓸 수 있을까?

웨일은 구글 크롬에 사용된 오픈소스 엔진인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인터넷뱅킹 사이트가 크롬에서 정상적으로 로그인까지 된다면 웨일에서도 대부분 문제없이 작동될 가능성이 높다.

24일 기자가 직접 웨일로 시중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에 접속해 봤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해 본 결과, 대부분 사이트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일부는 크롬에서 이미 설치한 보안 프로그램이라도 웨일에서 똑같이 중복설치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인터넷뱅킹, 크롬서 되면 웨일도 OK?

직접 테스트 해 본 인터넷뱅킹 사이트는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이다. 이 사이트들은 모두 인터넷익스플로러(IE) 외에 그동안 '오픈뱅킹'이라는 이름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지원해 왔다.

크롬에서 인터넷뱅킹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한다. 개인방화벽, 키보드보안, 공인인증서 구동 프로그램 등 일명 보안 3종 세트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확인 결과 크롬에서 쓰이는 보안 프로그램이 제대로 설치됐다면 웨일에서도 대부분 사이트 내 공인인증서 로그인 창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다만 NH농협은행의 경우 크롬에서 공인인증서 구동 프로그램, 키보드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고하더라도 웨일에서 다시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지만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보안회사들은 인터넷뱅킹용 보안 프로그램을 크롬에서 설치하기 위해 크롬 웹스토어를 활용한다. 이곳에서 확장 프로그램 형태로 공인인증서 구동 프로그램, 키보드보안 프로그램 등을 설치해서 쓰는 식이다.

문제는 웨일의 경우 크로미움 엔진을 써서 크롬과 대부분 기능이 호환되고 심지어 크롬 웹스토어 내 여러 확장 프로그램도 사용할 수 있지만 유독 보안 프로그램의 경우 크롬과 웨일에 각각 설치해야만 인터넷뱅킹 사이트가 이를 인식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보안전문가는 "웨일이 크롬 자체가 아닌 만큼 일부 PC에서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인터넷뱅킹 사이트가 IE나 크롬 외에 웨일이나 스윙 등까지 굳이 지원하려고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웹브라우저 개발사에서 이런 문제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롬과 웨일에서 모두 NH농협 사이트 접속시 설치되는 보안 프로그램(크롬 웹스토어 확장 프로그램)을 삭제한 뒤 크롬에서 재설치해 실행해 보니 정상 작동했다. 그러나 웨일에서 같은 사이트에 접속하면 같은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안내했다. 크롬에서 했던 과정을 반복한 끝에 웨일에서도 공인인증서 로그인 창을 볼 수 있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미 크롬에서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웨일로 접속시 다시 설치해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웨일, 인터넷뱅킹-공공사이트 지원 전력투구

현재 네이버는 웨일연구소(http://forum.whale.naver.com/)를 통해 웨일로 여러 사이트에 접속했을 때 생기는 오류나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를 개선해 나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웨일에 대한 클로즈베타서비스를 진행 중이던 1월23일 'lhs****'라는 사용자는 직접 국내 인터넷뱅킹, 공공 사이트에 접속해 본 결과를 웨일연구소 게시판에 알렸다.(☞관련링크)

이 사용자의 설명에 따르면 크로미움 기반이라 크롬을 막아놓은 사이트에서는 사용할 수 없었고, 홈택스에서는 위즈베라가 서비스 중인 베라포트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보안회사 이니텍이 개발한 '이니세이프 크로스웹 EX'를 사용 중인 일부 사이트에도 제대로 접속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복 설치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을 빼면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공공 사이트나 일부 게임 사이트 중 여전히 IE만 지원하는 곳들을 지원하기 위해 웨일은 2월24일부터 '플러그인 호환 모드'라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기능은 IE에 쓰인 기본 엔진인 트라이던트를 웨일에서 호출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이트가 웨일을 마치 IE처럼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웨일연구소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공기관 페이지, 게임 사이트 등 아직 많은 웹사이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동작하는 현실에서 많은 사용자 여러분이 웨일을 통한 웹서핑에 불편함을 느끼고 계셨고, 웨일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편의를 제공하고자 고심 끝에 해당 기능을 제공하게 됐다"고 알렸다.(☞관련링크)

IE만 지원하는 국내 웹사이트를 위해 웨일이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플러그인 호환 모드(사진=웨일 블로그)

다만 웨일은 1년 내에 해당 기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최대 2년까지만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웨일이 플러그인 호환 모드를 지원하는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대법원인터넷등기소 www.iros.go.kr ▲국민건강보험공단 www.nhis.or.kr ▲고용보험 www.ei.go.kr ▲국민연금관리공단 www.nps.go.kr ▲근로보험공단 www.kcomwel.or.kr ▲민원24 www.minwon.go.kr ▲홈택스 www.hometax.go.kr ▲나이스 www.neis.go.kr ▲넷마블 www.netmarble.net ▲한게임 www.hangame.com ▲다음게임 game.daum.net ▲엠게임 www.mgame.com

■웨일, 불편한 웹 환경 뛰어 넘을까

글로벌 시장에서 크롬이 IE 점유율을 넘어서는 상징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과 달리 국내서는 여전히 IE 점유율이 지난해 6월 기준 88% 수준으로 압도적인 사용률 1위를 기록했다. 크롬(6.76%), 파이어폭스(2.21%)에 이어 줌인터넷이 개발/서비스 중인 스윙이 1.23%를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인터넷뱅킹과 함께 주요 공공 사이트까지 IE를 위주로 지원돼 왔던 탓이 크다.
이런 와중에 네이버가 베타서비스 중인 웨일이 앞서 공개된 스윙과 비교해 얼마나 의미 있는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두고 봐야할 일이다.
웨일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사용자수를 보유한 네이버가 개발해 서비스 중인 웹브라우저다. 그만큼 확실한 차별점이 있다면 사용자들이 기존 브라우저에서 웨일로 넘어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하나의 화면에서 몇 개 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옴니태스킹, 파파고 번역 기능, 드래그하면 네이버로 검색해 볼 수 있는 퀵서치 등은 모두 한국 사용자들이 선호할만한 기능들이다.

그러나 한국 사용자들에게 필수인 인터넷뱅킹, 여러 공공 사이트가 여전히 IE 위주로 지원되고 현실은 웨일이 넘어야 할 큰 산인 것만은 분명하다.

손경호 기자(sontech@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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