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막막한데 좌판 빼라?..'화마' 소래포구 상인 이중고

강남주 기자 2017. 3. 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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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마로 생의 터전을 잃어버린 소래포구 상인들이 관할구의 일방적 행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소래포구 상인들에 따르면 남동구는 화재 피해를 당한 소래포구에 대해 좌판 수를 줄이는 내용의 좌판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고철남 소래어촌계장은 "지난 23일 장 구청장을 만나 좌판 재배치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상인들과 논의해서 계획을 짜야 하는데, 구가 먼저 계획을 짠 뒤 다시 얘기하자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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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좌판 수 줄이는 계획 추진
상인 "구, 협의도 없이 일방 추진" 반발
지난 18일 화재가 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 불에 그을린 철근 구조가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뉴스1DB

(인천=뉴스1) 강남주 기자 = 최근 화마로 생의 터전을 잃어버린 소래포구 상인들이 관할구의 일방적 행정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4일 소래포구 상인들에 따르면 남동구는 화재 피해를 당한 소래포구에 대해 좌판 수를 줄이는 내용의 좌판 재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1시36분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불이 나 좌판 243개와 횟집 등 점포 15곳 등을 태우고 2시간30분 만에 꺼졌다.

이 화재로 어시장 형태는 없어지고 불에 그을린 철근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았다.

구는 현재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지원 받아 화재 폐기물을 처리하는 동시에 상인들의 영업재개를 위한 시설 구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영업재개까지는 한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석현 구청장은 최근 화재관련 긴급 브리핑을 통해 화재가 난 소래포구 어시장 좌판 재배치 일환으로 ‘공동구판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동구판장은 현행법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에서 연면적 1000㎡ 이내 규모로 구축 가능하다. 화재가 난 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그동안 상인들은 무허가 영업을 해 왔다. 장 구청장의 계획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무허가 좌판을 없애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공동구판장은 인천수협 소속 소래어촌계 상인들만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어촌계 이외 7개 상인회에 소속돼 있으며 피해를 입은 상인들 중 어촌계 소속은 12명 정도다. 구가 공동구판장 추진을 강행할 경우 피해상인 대부분이 영업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상인들은 구가 협의도 없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고철남 소래어촌계장은 “지난 23일 장 구청장을 만나 좌판 재배치에 대한 얘기를 처음 들었다”며 “상인들과 논의해서 계획을 짜야 하는데, 구가 먼저 계획을 짠 뒤 다시 얘기하자고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들의 반발 심하지만 한편으론 좌판을 뺏길까 두려워 하는 상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구판장 설치가 아니더라도 어시장 규모는 기존보다 줄어들어 상인들은 어차피 ‘이중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대 피해를 입은 좌판 상인들의 영업공간은 약 4600㎡다. 상인들은 이곳에 사람들이 간신히 오갈 수 있는 길을 빼곤 좌판을 깔았다. 이로 인해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었고 소방설비도 열악, 2010년 이후 대형화재만 3번이나 발생했다.

구는 이번 화재를 계기로 좌판 영업공간에 폭 4m의 소방도로를 확보하고 소방설비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영업공간이 줄어 영업을 못하는 상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공동구판장 관련 장 구청장 발언은 듣기는 했으나 아직 확실한 방침을 받은 것은 아니다”며 “결정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

18일 화재는 새벽 시간대에 발생,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좌판 243개와 횟집 등 점포 15곳, 주거시설 5곳, 창고 2곳 등이 불에 탔다.

천막과 집기류 등만 피해액으로 계산한 소방서 추산 피해액은 6억5000여만원이지만 활어·어패류 등 물품피해까지 합친 상인 추산 피해액은 40여억원에 달한다.

inam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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