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물리친 카프로 소액주주..박승일 대표 재선임

안상희 기자 2017. 3. 2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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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 제조 업체 카프로의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을 놓고 "반대한다"며 회사 측과 벌인 표대결에서 졌다.

지난 7일 효성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내고 주주들에 "카프로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효성이 추천하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자 한다"며 "박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효성에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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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이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 제조 업체 카프로의 박승언 대표이사 재선임을 놓고 “반대한다”며 회사 측과 벌인 표대결에서 졌다. 소액주주가 현 경영진을 손을 들어줬다. 효성은 의결 절차를 검토하겠다며 추가 분쟁 가능성을 열어뒀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카프로 주주총회에 참석하고자 주주들이 대기하고 있다/안상희 기자

카프로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박승언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의 61.01%, 전체주주의 46.05%가 현 경영진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효성은 카프로 지분 11.65%를 지닌 최대주주다. 효성은 주총이 끝난 직후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효성과 카프로의 경영권 분쟁은 월초 예고됐다.

지난 7일 효성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공시를 내고 주주들에 “카프로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효성이 추천하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고자 한다”며 “박 대표의 재선임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거나 효성에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날 카프로 임직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효성이 부당하게 경영권에 개입하고 있다”며 “모든 직원은 박 대표 등 현재 이사진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재선임을 희망한다”고 했다.

카프로의 2대주주인 코오롱인더스트리(9.56%) 측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어떤 입장을 냈는지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주주명부 확인 작업이 늦어지면서 당초 계획보다 약 35분 늦은 10시35분쯤 시작됐다. 박 대표는 주총이 시작되기 40여분 전 주총장에 입장했다.

카프로 경영진과 효성간 갈등의 원인은 실적이다. 카프로는 중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면서 2012년부터 매년 영업적자를 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적자 268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12년 9566억원에서 지난해 3455억원으로 63.8% 감소했다.

다만 영업적자는 국제 유가 하락과 환경오염으로 중국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2015년 483억원에서 지난해 160억원으로 줄었다.

의장인 박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상황이 나아지고 있어 올해는 800억원에서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총에 참여한 효성 측 주주는 “작년에 영업 상황이 나아진 것은 박 대표의 경영 능력 때문이 아니라 경쟁 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원료와 제품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며 “카프로는 국내 주요사인 효성·코오롱·태광·롯데와의 원활한 가격을 유지해야 하지만, 고객사에 시장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 있다. 가격만 자꾸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가 무리하게 공장 가동을 강행해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효성 측 주주의 발언이 끝나자 박 대표는 “효성은 자사만 가격을 싸게 해달라는 곳”이라고 즉각 비난했다. 카프로 측 주주는 “효성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난해 8월 주식을 장내매도 하는 등 전체주주가 아닌 자사의 이익만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효성은 주총 중 진행 절차에 대해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효성 측 주주는 “오늘 다수가 위임장을 가져왔다고 들었는데, 위임장에 날인과 신분증 없는 것을 배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이 의결권을 위임한 소액주주가 45%를 넘어 투표 없이 재선임을 가결하려 하자 효성 측은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권용대 경영지원본부장(부사장)의 재선임 건을 포함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감사 보수 한도 안건이 모두 승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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