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도봉순은 지금껏 본 적이 없는 히어로다. 그 동안 여성 캐릭터들이 여린 캐릭터로 그려진 것과 달리 JTBC 금토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은 새로운 여성 영웅을 탄생 시켰다.

지난 18일 방송된 ‘힘쎈여자 도봉순’ 8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 9.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이다.

이처럼 ‘힘쎈여자 도봉순’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도봉순 캐릭터의 활약 덕분이다. 도봉순은 모계로 물려 받은 괴력을 갈고 닦아 불의에 맞서는 인물이다.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도봉순은 위기를 타파하는 모습으로 시원시원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간 드라마에서 여리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여 주인공들과는 차별화된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상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남성 캐릭터의 보호를 받는 것과 달리 ‘힘쎈여자 도봉순’은 오히려 여성이 남성을 보호하고 위기에서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안민혁(박형식)이 위기에 빠져 있는 순간 이들을 구해낸 것은 도봉순이었다. 또한 술에 취한 안민혁과 인국두(지수)의 지갑을 훔치려는 불량배를 혼내 준 것도 ‘여자’인 도봉순이다. 이처럼 기존의 드라마와 달리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의 여성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도 ‘힘쎈여자 도봉순’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판타지’를 그리는 드라마라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드라마에서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불량배나 비행 청소년들을 따끔하게 혼내는 것도 남자가 아닌 ‘여자’ 도봉순의 손에 의해 이뤄졌다. 또한 연쇄 납치를 당할 뻔한 나경심(박보미)을 구한 것도 도봉순이다.

2015년 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8월까지 강력 범죄 중 87%가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였다. 이처럼 사회는 여성으로 살기 무서운 세상이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도봉순 캐릭터는 각종 강력 범죄에 노출 되기 쉬운 여성들에게 통쾌함을 주고 있다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요인이다. 한 번쯤 상상으로 해볼 법한 ‘판타지’를 드라마가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결국 기존에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캐릭터의 등장,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로 인한 사회적 불안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도봉순이라는 캐릭터에 사람들이 열광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의 분위기를 B급 코미디로 순화시키는 것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공권력이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서민들의 불안감에서 파생된 드라마의 인기라는 점이 씁쓸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 제공=JS픽쳐스, 드라마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