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꿈

리빙센스 입력 2017. 3. 24. 13: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꿈꿨던 행복한 삶이 깃든 집이자 아이가
마음껏 꿈꾸며 자라는 곳. 오랜 시간 소망했던 집을 지은 가족을 만나러 갔다.
1,3 각 층을 연결하는 독특한 동선의 계단과 곳곳에서 내리쬐는 햇살이 매력적인 고래의 꿈. 가족 구성원의 취미를 위한 공간과 생활 공간이 조화롭다. 2층 가족실의 테이블 1층 소파 모두 한샘. 2 이 집의 공간적 특징은 주방과 거실, 현관을 잇는 동선이 하나로 이어진다는 점. 아이가 뛰놀기에도,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고래 등 같은 집에서

지난해 12월 완공된 ‘고래의 꿈’ 하우스는 경남 양산에 있다. 한평생 살 집에 대한 고심을 거듭하던 부산 출신 4년 차 부부는 아이가 돌이 될 무렵 가족이 살 집을 짓기로 마음먹었다. 부정형 토지 위에, 평생 동안 살아도 지루하지 않을 재미있는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유타건축사무소의 김창균 소장은 구부러진 건물의 형태와 내부 공간으로 인해 다양한 종류의 빛이 예기치 않은 곳에서 들어오는 집을 제안했다. 연속되는 부정형적 공간, 이를 연결하는 계단의 동선 역시 직각을 이루지 않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결과적으로 가족의 자랑이자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균형감과 동선을 가진 집이 완성됐다. 부부의 마음속엔 이미 오래전부터 ‘고래의 꿈’이란 집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부터 꿈꿨던 행복한 삶이 깃든 집 그리고 아이가 마음껏 꿈꾸며 자라는 공간이란 의미가 담겼다.

1 아이가 놀이 공간으로 이용하는 선룸을 마주 보고 있는 주방. 층고가 높아도 좋은 단열재 덕에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낮 12시쯤 되면 온 집 안이 따뜻해진다. 주방의 후드는 엘리카 제품, 식탁은 한샘. 2 고래의 꿈 외관. Z 모양의 특이한 구조와 따뜻한 색감의 벽돌이 인상적이다. 3 ‘예기치 않은 곳에서 들어오는 햇살’을 생각한 건축가의 의도대로 해의 위치와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빛이 공간에 재미를 더한다. 4 가족이 다 함께 쓰는 안방. 아이만을 위한 창은 김창균 소장의 아이디어다.

평면도

(위) 2F (아래) 1F

동선 좋은 집의 매력 몇 가지

부부는 어디서나 가족이 소통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원했다. 다락에서부터 2층 아이 방, 1층 거실, 주방 겸 다이닝 룸과 선룸까지 모든 공간이 하나로 통하는 특별한 구조의 집으로 완성된 것은 그 때문. 특히 세탁기와 냉장고를 놓아둔 다용도실이 거실과 주방을 잇는 독특한 동선이 매력적이다. 집안일을 할 때 편안한 것이 첫 번째, 자주 드나드는 공간이다 보니 창고처럼 쓰지 않게 된 것이 두 번째, 주방과 마주한 선룸 공간에서 주로 노는 아이를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세 번째 매력이다. 특히 주방 겸 다이닝 룸과 연결되는 남향에 목을 둔 선룸 덕에 겨울철에도 훈훈한 공기가 집 안 전체를 덮는다. 필요에 따라 다이닝 룸으로 확장이 가능한 것은 또 다른 매력.

창이 좋은 집

김창균 소장이 지은 집들의 특징은 ‘창문 많은 집’. 얼핏 보기엔 창문만 많은 것 같지만 집마다의 층고와 그 집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다고. 고래의 꿈 역시 마찬가지. 본격적으로 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낮 12시가 넘어가면 집 안 온도가 올라가는 게 몸으로 느껴질 만큼 채광이 좋다. 여기저기서 예기치 않은 빛이 들어와 집 안은 늘 밝다. 아이 방에는 거실 상부로 열리는 내부 창호를 두었고, 언젠가 동생이 생긴다면 방을 둘로 나눌 수 있도록 문을 2개로 설계했다.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안방에 있는 ‘아기 창’. 네 살 난 아이의 키에 꼭 맞는 눈높이의 창은, 정말 아이만을 위해 만들었다. 종종 마당으로 놀러 오는 야생 고양이나 새들을 보며 좋아하는 아들의 모습에 부부가 더 즐겁다.

1 아이 방 역시 채광을 위한 창 구조가 돋보인다. 방의 한쪽에 층계를 만들어 한층 입체적인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조명은 필립스 제품. 2 아이들이 많아도 불편함이 없게 세면대를 2개 설치한다. 2층 욕실. 페르시안 블루 컬러 타일로 포인트를 줬다. 3 캘리그래피를 즐기는 아내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인 3층 다락. 4 두서너 명의 아이가 함께 들어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땅을 파고 타일로 마감한 다운형 욕조. 샤워실로도 쓸 수 있다. 5 커피를 즐기는 남편을 위한 커피 바. 조명은 비츠조명 제품.

아이 키우는 집의 단열

층고가 높은 집은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기 십상이라 부부는 효율적인 난방을 고민했다. 아이를 위한 집을 꿈꾸던 부부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집을 지을 때 창호부터 벽, 지붕 등 단열재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시공 반장님께서 “이렇게 두꺼운 단열재를 쓰는 집은 처음 본다”고 말할 정도였죠. 그 때문에 건축 비용은 올라갔지만 현재의 삶이 만족스러워서 후회는 없다. “평생을 살 집이니까요. 게다가 저희 부부는 아이 계획이 더 있거든요. 아이들이 크는 집은 따뜻해야 하잖아요.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가족의 꿈을 업은 고래

다둥이 부모가 되는 것이 꿈인 부부답게 욕실도 미래의 가족까지 생각해 꾸몄다. 1층 욕실에는 땅을 파 타일로 욕조를 만드는 형태의 다운 욕조가 있다. 아이 두서넛은 거뜬히 들어가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 아이가 여럿 돼도 유치원, 학교에 갈 준비를 함께할 수 있도록 2층 욕실에는 세면대를 2개 설치했다. 다둥이 육아를 위한 대비지만 호텔 같은 느낌을 주어 고급스럽기도 하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만 즐비한 게 아니다. 마당에 있는 빈티지 에어스트림과 2층 공간에 마련한 커피 바는 취미 많은 부부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 것. 아이 방 역시 장난감을 맘껏 펼쳐놓고 놀 수 있는 공간과 좋아하는 장난감을 정리해두는 공간 사이에 단차를 둬 아이의 취향이 드러나게 했다. 3층 다락은 캘리그래피와 재봉틀을 이용해 이것저것 만들기를 즐겨 하는 아내를 위한 공간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아이의 행동을 지켜보다 보면 각각의 공간을 분리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확실하게 느껴진다고. “아이가 공간에 대해 지각하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아요. 20평대의 신혼집 아파트에선 느낄 수 없었던 부분이죠. 놀이하는 공간, 잠을 자는 공간에 대해 인식하며 그걸 즐거워해요.” 부부는 단독주택에서의 삶을 행복해한다. 고래의 꿈에서 가족은 다시 꿈을 꾼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다는 이들에게, 집 안 가득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처럼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HOUSING INFO

대지면적 461.00㎡(약 139평)
건축면적 110.17㎡(약 32평)
연면적 175.92㎡(약 53평)
건물 규모 지상 2층
최고 높이 8.95m
건폐율 23.90%
용적률 38.16%
주차 대수 1대
구조재 외벽 S.P.F 2×6 구조재+내벽 S.P.F 구조재
             지붕 2×10 S.P.F 구조재, 웜 루프 시스템
단열재 셀룰로오스 단열재(외벽, 지붕), 비드법 2종 1호, 유리섬유 단열재(내벽, 층간) 
지붕 마감재 컬러 강판 
외벽 마감재 적고벽돌 창호재 이건창호 알미늄창호(35mm 로이삼중유리)
설계 유타건축사사무소+(주)코비건축사사무소 
시공 뉴타임하우징




기획 : 박민정 기자 | 사진 : 김덕창 | 설계와 취재협조 : 유타건축사사무소(www.utaa.co.kr)(주)코비건축사사무소(blog.naver.com/cobearch)

Copyright © 리빙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