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前차관 "靑이 GKL-더블루K 계약 지시해 스트레스"

"靑 아니었다면 GKL이 더블루K와 협상할 이유 없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News1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윤수희 기자 = 최순실씨(61)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더블루K와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의혹과 관련해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이 최씨와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이런 청와대의 지시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최씨와 장시호씨(38), 김 전 차관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은 "최씨가 'GKL에서 배드민턴·펜싱팀을 왜 창단하지 못하느냐' '더블루K를 도와줘라'는 말을 했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그와 비슷한 말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앞서 이기우 GKL 대표는 지난해 1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전화를 받고 더블루K와 연간 80억원대 배드민턴·펜싱팀 일반인 선수단 창단 용역계약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더블루K가 요구한 용역 계약이 큰 부담이 되자, GKL 측은 김 전 차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차관은 "이 대표에게 GKL의 현실 수준에 맞게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하라고 했다"며 "(GKL과) 더블루K가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중 무엇이 가장 나은지 생각해서 선수 에이전트 계약을 제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청와대에서 (더블루K와 GKL의 계약을) 하라고 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안 전 수석의 이야기가 없었다면 안 했을 것"이라며 "청와대의 오더(지시)였기에 이 대표가 무시하기 힘들었고, 그게 없었다면 GKL은 80억원대의 협상을 GKL과 할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도와준 것도 최씨의 요구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그는 "제 스스로가 장애인 체육팀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최씨가 스포츠 에이전트 제도를 제안했고 (에이전트 역할을 담당하는) 더블루K가 좋은 회사라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가 이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 펜싱팀 창단 과정에서 최씨가 '독일에 있는 마케팅 회사'라고 더블루K의 이야기를 했다"며 "그래서 인상깊게 생각해 (GKL 측에) 더블루K를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최씨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 전 차관은 "영재센터와 최씨가 관계없는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라며 "최씨 쪽에서 영재센터를 제안해서 (그런 단체가 설립된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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