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로 소액주주의 반란..거대 공룡 효성·코오롱 물리쳤다

이재운 입력 2017. 3. 24. 12:03 수정 2017. 3.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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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과 경영권 분쟁을 빚었던 카프로의 경영진이 재선임됐다.

1,2대 주주는 반대했지만, 소액주주의 표가 압도적으로 현 경영진을 재신임한 셈이다.

이날 주총을 앞두고 1대 주주인 효성(004800)(11.65%)은 주주들에게 박승언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동의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고, 현 경영진은 이를 대주주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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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카프로 주총서 현 경영진 재선임 표대결
1,2대 주주 반대했지만 소액주주 지지로 가결
거래 비중 절반 주거래처 효성과 관계 악화 우려
카프로 울산공장 전경. 카프로 홈페이지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효성과 경영권 분쟁을 빚었던 카프로의 경영진이 재선임됐다. 1,2대 주주는 반대했지만, 소액주주의 표가 압도적으로 현 경영진을 재신임한 셈이다.

카프로(006380)는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제46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에 대해 의결했다. 박승언 사장 등의 사내이사 선임건은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돼 3년 임기를 새로 시작하게 됐다. 당초 오전 10시 시작 예정이었지만 수백명의 소액 주주가 참석하는 과정에서 명부 확인 시간이 소요돼 35분 늦게 시작했다.

이날 주총을 앞두고 1대 주주인 효성(004800)(11.65%)은 주주들에게 박승언 대표이사(사장)를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해 동의하지 말아줄 것을 요구했고, 현 경영진은 이를 대주주의 횡포라고 주장하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박 대표의 임기는 이날 주총까지였으며, 재선임 여부가 관심사였다.

박 대표는 효성 출신이지만 지난 2000년 카프로로 이동한 이후 오랜 기간 카프로에서 임원을 맡아왔다. 박 사장이 대표를 맡은 이후 임기 3년간 계속 연간 적자가 발생했는데, 이에 대해 효성과 카프로 사이에 이견이 있었다.

박승언 카프로 대표
효성은 카프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박 대표가 무리하게 공장 가동을 강행하며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인 흑자가 발생했지만 이는 해외 업체의 가동 중단이나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에 따른 일시적인 생산량 조절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카프로 측은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하반기 흑자경영을 한 점을 효성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지난해 8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을 장내매도하는 등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은 효성의 주식 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에 대해 지적했다. 또 효성 측 인사가 발언할 때마다 야유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현 경영진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의사진행발언도 여럿 있었다.

한 주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년 하반기 이익을 낸 경영진께 감사한다”며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한편 2대 주주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10.88%)는 전날 미리 전자투표로 의사를 표하고 이날 주총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정확한 의사표현을 밝히지 않았지만 효성 측의 의견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업계에서는 카프로의 주요 생산품인 ‘카프로락탐’ 판매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카프로락탐은 나일론 원사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재료로, 카프로는 이를 효성과 코오롱, 태광산업(003240), 롯데케미칼(011170) 등 국내 업체에만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프로가 대주주인 효성에 절반 가까이 납품하고 있는데, 이번 분쟁에 따라 효성이 거래를 중단하거나 비중을 줄일 경우 카프로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프로락탐은 중국 업체들의 공급가가 카프로 등보다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재운 (jw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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