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취재파일] 북극·남극 해빙 동시에 감소, 역대 최소..기상이변 가속화되나?

안영인 기자 입력 2017.03.2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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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의 해빙
 
북극과 남극의 해빙(海氷, sea ice) 면적은 전 지구 기온과 함께 지구온난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다. 북극과 남극의 기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해빙은 녹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문제는 단순히 해빙 면적이 줄어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다가 얼음으로 덮여 있느냐 아니면 얼음이 녹아 물로 되어 있느냐에 따라 햇볕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크다. 얼음이 없는 바다는 내리쬐는 햇빛의 90% 이상을 흡수한다. 반대로 해빙은 들어오는 햇빛의 50~70% 정도를 반사한다. 특히 눈으로 덮인 해빙은 많게는 햇빛의 90% 정도를 반사한다.

햇빛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북극이나 남극의 바닷물 온도나 기온은 크게 변한다. 특히 북극이나 남극의 기온에 따라 주변 지역의 기상 현상이 변하고 결과적으로 세계 곳곳의 기후나 날씨에도 기존과는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 북극이나 남극의 해빙 면적이 넓으냐 좁으냐 따라 지구촌 곳곳의 기후나 날씨가 춤을 추게 되는 것이다.

북극해 (사진=게티이미지/이매진스)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미 국립설빙자료센터(NSIDC)는 지난 7일 북극의 해빙 면적이 1천 442만 제곱킬로미터로 겨울철 해빙 면적 가운데 관측 사상 최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위성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9년 이래 지금까지 역대 최소였던 지난 2015년보다 9천 700 제곱킬로미터나 작고 지난 1981년부터 2010년 겨울철 평균 최대치보다는 122만 제곱킬로미터나 작은 것이다. 북극 해빙은 보통 9월쯤 가장 많이 녹았다가 다시 점점 커지기 시작해 3월 초에 면적이 가장 넓어진다.

나사 자료에 따르면 겨울 막바지인 3월 북극의 해빙 면적 최대치는 10년에 평균 2.8%씩 줄어들고 있다. 여름 막바지인 9월의 해빙 최소 면적 감소 추세는 이보다 5배 정도나 더 커 10년에 평균 13.5%씩 감소하고 있다.

북극 해빙 면적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다름 아닌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고온 때문이다. 한겨울 북극의 기온은 평년 같으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지는 데 올해는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은 경우도 많았다. 지난 1월 초에는 북극의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기록적인 ‘한겨울 온난화’가 나타난 것이다.

지난 겨울은 북극 해빙 면적만이 아니라 남극 해빙 면적도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남극 해빙 면적은 북극과는 정반대로 남극 겨울 막바지인 9월에 최대로 늘었다가 남극 여름 막바지인 2월 말을 전후해 최소가 되는데 지난 3일 211만 제곱킬로미터로 관측됐다. 관측 사상 역대 최소였던 지난 1997년 해빙 면적보다 18만 4천 제곱킬로미터가 적은 것이다.

남극 해빙 면적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지구온난화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남극 해빙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북극 해빙과는 정반대로 지속적으로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남극의 빙하

하지만 지난해에는 점점 감소세를 보이더니 이제는 북극과 남극의 해빙이 동시에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해빙 면적이 매년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남극의 해빙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방향으로 완전히 돌아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부에서는 그동안 지구온난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남극에서도 지구온난화 영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이제 남극도 지구온난화를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증가하던 남극에서 마저 해빙이 크게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이제 지구상의 해빙은 더욱더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시기에 들어서게 됐다. 지금까지는 급속하게 감소하는 북극의 해빙 면적을 조금이나마 남극에서 상쇄해 줬는데 이제부터는 남극에서까지 해빙이 급속하게 줄어드는 만큼 지구상의 해빙이 더욱더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마저도 있는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지구상의 해빙 면적이 빠른 속도로 크게 줄어든다는 것은 기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햇빛, 즉 더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를 지구가 흡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상의 에너지 분포가 기존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포가 달라지면 단순히 기온 변화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바람 방향도 바뀌고 만들어지는 구름의 양이나 위치도 기존과 달라진다.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후나 날씨, 지금까지와 다른 한파나 폭염이 나타날 수 있고 지금까지와 다른 폭우나 가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지구촌 기상이변이 100% 남극과 북극의 해빙 면적 변화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변수 가운데 하나인 해빙 면적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기상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전 지구적으로 기상이변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한반도 지역에도 지금까지와 다른 기후나 날씨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 기존과 다른 폭염과 폭우, 가뭄, 한파, 태풍 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남극과 북극에서 동시에 줄어들고 있는 해빙, 특히 그동안 지구온난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상황에서 돌연 감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남극 해빙이 앞으로 지구촌 곳곳에, 좁게는 한반도 지역에 어떤 기상이변을 몰고 올지 걱정이 앞선다.

<참고 자료>

NASA, Sea Ice Extent Sinks to Record Lows at Both Poles.
https://www.nasa.gov/feature/goddard/2017/sea-ice-extent-sinks-to-record-lows-at-both-poles       

안영인 기자young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