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운명? "환경·유전보다 우연히 걸릴 확률이 높다"

이근영 2017. 3. 24.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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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한국 사회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하지만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사이언스> 24일(현지시각)치 논문에서 생활습관·발암물질 등 환경요인과 가족력 등 유전요인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보다 우연히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

연구팀이 영국 여성의 발암 유전자 돌연변이 원인을 분석해보니, 환경에 의한 것이 29%, 유전적 요인이 5%, 무작위 오류에 의한 것이 6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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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구팀 빅데이터 분석 '세포분열 오류탓'이 3분의 2
조기진단 중요.."채소 등 항산화 식단, 암 줄일 수 있어"

[한겨레]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이 분석한 영국 여성들의 암 발생 요인. 인체의 각 조직별로 환경·유전·무작위 오류 요인에 따라 돌연변이(DNA 구조변화)가 일어나는 정도를 보여준다. 대부분의 암이 환경·유전 요인보다 무작위 오류에 의한 경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이언스> 제공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한국 사회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사망률이 10만명당 105.8명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는 ‘암 예방의 날’인 21일 10대 국민암예방수칙 인지도가 2007년 45.6%에서 2016년 68.5%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수칙에는 금연·운동·채소 및 과일 섭취 등이 들어 있다. 건강검진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암의 가족력이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1970년대부터 역학조사를 통해 암을 일으키는 물질임을 확인한 1군 발암물질만 23일 현재 119종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사이언스> 24일(현지시각)치 논문에서 생활습관·발암물질 등 환경요인과 가족력 등 유전요인 때문에 암이 발생하는 경우보다 우연히 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 금연·운동 등 사전 예방만큼 조기진단·발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암은 발암유전자의 돌연변이(디엔에이 구조변화)가 누적돼 세포가 무한증식해 생기는 질병이다. 그동안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존스홉킨스대의 크리스티안 토마세티 박사 등 연구팀은 32종의 암 게놈 염기서열과 역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돌연변이의 3분의 2는 정상세포가 분열할 때 우연히 생기는 디엔에이 복제의 무작위 오류 때문임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영국 여성의 발암 유전자 돌연변이 원인을 분석해보니, 환경에 의한 것이 29%, 유전적 요인이 5%, 무작위 오류에 의한 것이 66%였다.

우리 몸의 세포는 평생동안 끊임없이 새로 생겨났다 없어지는 과정을 반복한다. 모든 세포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고 능력이 있는 세포 곧 줄기세포가 분열해 해당 조직·기관세포로 분화한다. 대략 줄기세포 분화가 한번 일어날 때 3개의 디엔에이 구조변화 곧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연구팀은 국제암연구소에 등록된 69개국(인구 48억명)의 17종 암 자료와 줄기세포 자료를 분석해 암 발생 위험과 줄기세포 분화 횟수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니, 둘 사이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환경 조건이 다른 국가간 상관계수 차이가 거의 없어 암 발생에 환경보다는 디엔에이 복제 과정의 무작위 오류가 더 큰 원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암 종류에 따라 암 발생 요인도 달라 폐 선암의 경우 발암 유전자 돌연변이가 디엔에이 복제 무작위 오류에 의한 비중이 35%인 데 비해 췌장 선암은 77%, 뇌암·골수암·전립선암 등은 95%에 이르렀다.

연구팀은 “환경 요인에 의한 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발암 환경을 피하는 것만으로 암이 예방되지 않는다는 점을 연구결과는 보여준다. 우연히 발생하는 암의 피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은 조기진단이다”라고 밝혔다.

홍영준 원자력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암은 노인병이다. 암은 세포 분열 때 발생하는 돌연변이가 누적돼 발생하는 것이어서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은 당연히 높아진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의 섭취 등 항산화 식이는 정상 줄기세포의 분열 횟수를 줄여 암 발생 원인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주주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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