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까지 10m 램프 절단 못하면 인양 재검토 가능성
세월호 인양이 최대 복병을 만났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인양 작업은 23일 오후 6시30분 세월호의 좌현측 선미 램프가 열린 것이 확인되면서 고비를 맞았다. 램프를 제거하지 못하면 반잠수 선박 위에 세월호를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럭 등이 진입하는 구조물인 램프는 네 개의 힌지로 닫고 열리는 구조로 돼있는데 침몰 당시 잠금장치가 파손되면서 램프가 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약 10m에 달하는 램프를 잘라내지 못하면 당초 계획 보다 선체를 더 높이 올려야해서 반잠수선에 올리는 것이 어렵게 된다. 램프 제거 작업은 소조기에 맞추기 위해 늦어도 24일 아침에는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23일 오후 10시 긴급 브리핑에서 “24일 오전까지 절단 작업을 마칠 수 있도록 모든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서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할 계획”이라면서 “(인양 작업) 추가 진행 여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검토한 다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작업 결과에 따라 인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램프 제거 작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침몰 원인 조사와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수색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세월호 인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 선체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선사 측의 무리한 선체 개조, 과적, 조타수의 조타미숙 등이 직접적 침몰 원인으로 밝혀졌지만 선체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부합하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 9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중요하다. 우선 세월호가 가라앉았던 자리부터 수색할 예정이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현장에는 250×150 크기의 펜스가 설치된 상태다. 세월호 인양과정에서 혹시라도 미수습자나 유류품이 빠져나와 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세월호가 안전하게 잭킹바지선에 고박돼 반잠수선으로 이동하면 펜스 내 구역에 잠수부를 투입, 본격적인 수색작업에 돌입한다.
잠수부들은 한쪽 펜스에서 맞은편 펜스까지 직선으로 이동하며 왕복 수색을 벌인다. 세월호를 들어올릴 때 조류 등으로 인해 유류품 등이 펜스에 모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각형으로 이뤄진 펜스를 격자형으로 왕복이동하며 4번의 반복 수색이 가능하다.
세월호가 누워 있던 해저면은 집중 수색 대상이다. 3년간 바닷물 속에 있으면서 창문 등을 통해 유실물 등이 흘러내렸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미수습자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체 수색은 세월호가 안전하게 목포신항에 거치된 이후 진행된다. 정부는 다음달 4∼5일쯤에는 목포신항에 세월호를 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에 찢긴 세월호 3년 가까이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23일 마침내 수면 위로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 16일 침몰 중인 선체(위)와 1073일 만에 인양되고 있는 선체(아래)의 상태가 그동안의 긴 시간을 말해주듯 확연히 다르다. 진도=하상윤 기자, 세계일보 자료사진 |
해수부는 그동안 생존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미수습자들이 있을 만한 장소를 추정해 놓은 상태다. 정부는 선미 객실 쪽에 미수습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수부는 선체 수색 전 과정을 촬영해 보존할 계획이다.
선체 수색 등을 담당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선체조사위원회는 국회가 선출하는 5명, 희생자 가족 대표가 선출하는 3명 등 8명으로 구성된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선체조사위원회에 미수습자 가족의 입장을 대변해 줄 인물을 추천할 기회를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진도·세종=박현준·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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