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1,072일 만에 올라온 세월호..슬픔의 흔적 고스란히

신승이 기자 입력 2017. 3. 23. 19:15 수정 2017. 3. 2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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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선체 일부가 침몰 1천72일 만에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23일) 어떤 분이 검게 부식된 채 누워있는 세월호의 모습이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절반은 동의하고 절반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지만, 세월호를 끌어올리듯 아픈 상처들을 끌어내서 치유할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오늘 인양 모습부터 보시겠습니다.

신승이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세월호가 차가운 맹골수도 바닥에서 떨어진 것이 확인되자, 밤을 새워 본 인양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새벽 3시 45분, 세월호 선체의 일부가 수면 위로 처음 관측됐습니다.

처음 물 밖으로 나온 것은 배의 균형을 잡는 '스테빌라이저'의 한쪽 끝이었습니다.

이후 세월호 선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세월호의 우측 옆면 전체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이철조/해수부 세월호인양 추진단장 : 새벽 4시경 약 20미터를 들었으며 23일 새벽 4시 47분 22미터를 인양하면서 세월호 선체 전체가 수면 위로 모습을 처음 드러냈습니다.]

바닷속 3년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 묻어난 듯 선체 표면은 거뭇거뭇 부식됐고, 곳곳이 흙과 퇴적물로 뒤덮여있습니다.

칠이 벗겨지긴 했지만 세월호라는 영문 이름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희생자들이 애타게 바라보며 손을 뻗었을 선실의 창문과 갑판 역시 침몰 당시 형태 그대로입니다.

세월호 모습이 확인되자 선상에서 밤을 새워 인양작업을 지켜보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이금희/미수습자 조은화 어머니 : 은화가 저기 있었구나, 우리 은화가 저렇게 지저분한 데 있었구나, 우리 은화 불쌍해서 어떡하지, 추워서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차가운 맹골수도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3년의 시간을 보낸 뒤 다시 그 자리로 올라왔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이병주, 영상편집 : 신호식)     

신승이 기자seungy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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