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협상' 임박해 테러..메이 총리 '이중고'

손미혜 기자 2017. 3. 2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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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사명을 짊어지고 국가 정상 자리에 오른 테레사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채 시작하기도 전에 첫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

반면 브렉시트 지지세력은 영국이 EU 이탈로 국경안보를 강화하고 시리아·이라크 등지에서 유입되는 난민·이민자 수를 줄임으로써 오히려 잠재적 안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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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첫 안보 위기..브렉시트 일정도 타격 우려
"유럽 연대 약화"vs"국경안보 강화" 브렉시트 논쟁 재가열
런던 테러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는 테레사 메이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사명을 짊어지고 국가 정상 자리에 오른 테레사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을 채 시작하기도 전에 첫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 22일(현지시간) 의사당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하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공식 선언하는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을 일주일 앞두고 런던 중심부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테러 공격을 헤쳐 나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테러범이 차량으로 행인들을 덮치고 지나간 뒤 의사당으로 돌진하고 경찰에게 흉기를 휘둘러 용의자를 포함한 5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

메이 총리는 의사당에서 총리관저를 비롯한 정부 청사가 위치한 다우닝가를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고위급 관료들과 긴급 회동을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그리고 사건 발생 약 6시간 만에 "이번 공격은 민주주의의 심장부를 겨냥한 역겹고 저열한 공격"이라며 "우리는 함께 단결해 나갈 것이며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강철 여인'으로 마거릿 대처 전 총리에도 비유되며 급부상한 메이 총리는 2010년부터 6년간 내무장관을 지내며 국내 치안·국가 안보 문제에 주력한 베테랑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메이 총리보다 더 공격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적임자는 없다는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코앞에 두고 발생한 테러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돌발사태다. 이 때문에 영국 정부가 발표한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이 당초 예정된 29일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무장경찰이 22일(현지시간) 테러가 발생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사당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 © AFP=뉴스1

브렉시트가 테러에 맞선 유럽의 연대와 협력을 약화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U 잔류론자들과 전 정보당국 관료들은 EU 경찰기구 유로폴과 유럽 체포영장 체제를 중심으로 한 경찰의 초국가적인 수사 협력이 브렉시트로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테러 발생 직후 EU 지도부는 물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각국은 모두 "테러에 함께 맞서겠다"며 결연한 연대와 지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이는 브렉시트 협상을 한층 더 복잡하게 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8개월 전 독립 추진의 원천으로 작용했던 '국가안보' 문제가 오히려 유럽 연대 움직임으로 이어지면서, 브렉시트 추진 동력이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반면 브렉시트 지지세력은 영국이 EU 이탈로 국경안보를 강화하고 시리아·이라크 등지에서 유입되는 난민·이민자 수를 줄임으로써 오히려 잠재적 안보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브렉시트가 수사협력에 끼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과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메이 총리는 이제 브렉시트와 테러 문제를 양손 위에 놓고 모두 신중히 다룰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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