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의 기다림, 희망이 인양되다"..하늘도'세월호 리본' 그리다

박진영 2017. 3. 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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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3주기(16일)를 앞둔 23일 새벽 세월호가 1073일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진실 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의 희망이 인양됐다”고 밝혔다. 다음의 한 카페에는 전날 강원 원주의 하늘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 모양을 한 구름이 나타났다는 제보 사진이 잇따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됐다. 다음은 세월호 참사 관련 세 단체가 발표한 성명 전문.

세월호가 수면 위로 떠오른 23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일명 세월호 구름의 모습.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 모양을 한 이 구름은 전날 강원 원주 하늘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이종격투기 카페 캡처
진실규명·미수습자 수습의 희망이 인양되다

드디어! 고대하던 세월호가 인양됐다.
눈물도 말라버린 미수습자 가족들의 희망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증거가 그 서러운 날개로 돌아오고 있다. 많은 아쉬움은 일단 잠시 접어두고 고생하고 수고한 모든 이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

66개 줄에 매달려 누워 일부를 드러낸 세월호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유가족, 미수습자 가족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입을 열어도 소리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 먹먹함. 그러나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세월호가 목포신항까지, 미수습자 가족들의 품 안에 무사히 돌아올 때까지 순조로운 날씨, 하늘의 도우심을 온 국민들과 함께 기도드린다. 또한 세월호 인양에 수고하는 모든 이들이 더욱 힘을 내어주기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가장 먼저 미수습자들을 더 이상의 상처 없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미수습자 수색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또한 세월호 역시 온전히 가족과 국민들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미 140여개의 구멍이 뚫리고, 날개와 닻이 잘려 나갔지만 더 이상의 훼손 없이 우리 앞에 오기를 희망한다. 우리 아이들의 흔적, 세월호가 바다 속에 남겨놓았던 조각들도 무엇 하나 남김 없이 보존돼야 한다. 해수부는 세월호 잔존물 보존 작업에 대한 추진 계획을 가족, 국민들 앞에 공개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 국민들은 해수부가 이와 같은 인양, 그 이후 전 과정을 국민, 가족과 함께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세월호 선체조사 및 보존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선체조사위원회가 인양과 수습, 조사의 한 주체로 참여해야 한다.

그동안 세월호 선체 인양 과정에서 정부와 해수부는 철저하게 가족들을 배제시키고, 불투명한 행정을 보여 왔다. 이번 인양 공정 발표와 관련해서도 해수부는 가족협의회에 ‘앞으로의 공식 논의는 선체조사위원회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선체조사위원회 공식 출범 이전에 가족협의회에서 선출된 위원과 야당 추천위원 등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사실상 선제조사위원회와 설립 준비단을 공식 파트너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와 차기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나서 국민들이 원하는 투명한 세월호 선체 인양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공식 촉구한다. 

1. 우리는 세월호가 무사히 반잠수식 선박에 올려져 목포신항 육상에 거치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온전히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들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월호 선체에 추가적인 손상이 가해지지 않고, 어떠한 흔적도 훼손되지 않도록 해수부가 신속히 관련 조치 계획을 밝혀줄 것을 촉구한다.

2. 미수습자 수습에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가장 먼저 나서야 한다. 또한 세월호 주변 해저 잔존물 수습 작업도 최대한 신속히 이루어져야한다. 해수부는 세월호가 물 밖으로 나온 이후의 이에 대한 작업 계획과 대책을 밝혀야 한다.

3. 세월호 선체 인양, 미수습자 수습과 조사 전 과정에 선체조사위원회 야당·가족 추천 위원, 준비단을 참여시켜야 한다.

4. 국회와 차기 대통령 후보는 선체조사위원회가 세월호의 조속한 인양, 제대로 된 수습과 진상 규명의 분명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2017년 3월23일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국민조사위원회, 4.16연대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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