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美금리인상 '외풍' 피했지만.."내부 역풍이 문제"

김신회 기자 2017. 3. 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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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신흥시장은 우려와 달리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다.

이번엔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당시 신흥시장을 뒤흔든 '긴축발작'(taper tantrum)은 재발하지 않았다.

신흥시장을 둘러싼 자금 흐름을 잘 반영하는 JP모간의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주 FRB의 금리인상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금같은 신흥시장의 성장세만으로는 FRB의 통화긴축에 따른 자금 흐름 역전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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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금리인상 1주일 '긴축발작' 없어..中 성장둔화, 저생산성 파장 등 역풍 경계해야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FRB 금리인상 1주일 '긴축발작' 없어…中 성장둔화, 저생산성 파장 등 역풍 경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신흥시장은 우려와 달리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다. FRB는 2013년에 긴축 예고만으로 신흥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다. 이번엔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공격적인 긴축 가능성까지 시사했지만 당시 신흥시장을 뒤흔든 '긴축발작'(taper tantrum)은 재발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 긴축발작이 재발할 것 같지 않지만 신흥시장이 직면한 다른 역풍이 만만치 않다고 경고했다.

신흥시장을 둘러싼 자금 흐름을 잘 반영하는 JP모간의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주 FRB의 금리인상에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수는 올 들어 4% 넘게 올라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에 와 있다.

JP모간 신흥시장 통화지수 추이/그래프=블룸버그

올 들어 달러 대비 상승폭이 큰 10대 통화 가운데 7개가 신흥시장 통화다. 아프리카 랜드화가 9%로 가장 큰 폭 올랐고 멕시코 페소화도 8.5% 뛰었다. 멕시코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무역 공세 표적이 됐지만 페소화는 강력한 투자 수요를 뽐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통화는 올 들어 세계 10대 통화보다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며 역전에 성공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랜드화와 인도 루피화 등이 캐리 트레이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리트레이드는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고수익 자산을 매입하는 걸 말한다.

FT는 신흥시장의 주요 통화가 최근 두드러진 달러 약세 덕을 톡톡히 봤다고 지적했다. 달러값은 지난해 4분기에 가파르게 올랐지만 올 들어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값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해 2%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성장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게 달러의 강세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고 분석했다.

FRB의 통화정책 향방이 한층 더 뚜렷해진 것도 신흥시장에 호재가 됐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FRB가 2013년 긴축발작 이후 더 명확하게 소통했다"며 올해 긴축발작이 일어날 가능성이 적어졌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통화 강세는 당장 수출에 해가 될 수 있지만 금리인하 요인이 되고 이는 증시에도 호재가 돼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자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도 신흥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FRB가 올해 2번의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만큼 달러 강세가 완전히 끝났다고 볼 수 없다. 트럼프의 친성장 정책이 가시화하면 FRB의 금리인상 속도와 달러 강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이 FRB발 긴축발작보다 내부 역풍을 더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GAM의 폴 맥나마라 펀드매니저는 중국을 표적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공세를 신흥시장이 직면한 최대 위험으로 꼽았다. 미국의 반무역 공세로 중국의 성장둔화가 심해지면 신흥시장 전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신흥시장 자체의 투자 매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같은 신흥시장의 성장세만으로는 FRB의 통화긴축에 따른 자금 흐름 역전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바누 바웨자 투자전략가는 "신흥시장 성장세의 르네상스(부흥) 조짐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맥나마라는 신흥시장이 랠리를 펼치는 건 새로운 강세장에 돌입한 게 아니라 저평가된 자산가격을 만회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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