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새학기 걱정①] "왜 하필 평일 낮에"..눈칫밥에 학부모 총회 못가는 워킹맘

2017. 3. 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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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면 실시하는 학부모총회를 두고 '워킹맘ㆍ워킹대디'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들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는 박모(43ㆍ여) 씨는 "입학식을 시작으로 학부모 연수와 총회, 공개수업, 학부모 상담 등의 행사가 일과시간 중에 진행되는 3월의 경우 모든 행사에 참가한다는 것은 여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니다"라며 "첫째 아이를 키울 때 학부모총회 참가를 이유로 반차를 사용했다 한 달 간 상사와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둘째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이번엔 학부모총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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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 따가운 시선 ‘스트레스’
-“아이에 미안하지만 불가능”
-계약ㆍ파견직 등 ‘그림의 떡’

[헤럴드경제=신동윤ㆍ김보경ㆍ박주영 기자]매년 이맘때면 실시하는 학부모총회를 두고 ‘워킹맘ㆍ워킹대디’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과시간 중인 평일 오후 주로 열리는 학부모총회에 참가하려면 회사에 사정을 말하고 연차나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3일 온라인상에는 학부모총회를 앞두고 고민을 토로하는 학부모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녀들의 학교생활을 직접 보고, 아이를 책임지는 담임교사와 오랜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귀중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입장에 자신의 편의에 맞춰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매년 3월이면 실시하는 학부모총회를 두고 ‘워킹맘ㆍ워킹대디’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과시간 중인 평일 오후 주로 열리는 학부모총회에 참가하려면 회사에 사정을 말하고 연차나 휴가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것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진과 본문 내용은 무관.[사진=헤럴드경제DB]

자녀와 관련된 행사가 연달아 있는 매년 3월이면 온갖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것이 워킹대디ㆍ워킹맘들의 공통적인 하소연이다.

들째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다는 박모(43ㆍ여) 씨는 “입학식을 시작으로 학부모 연수와 총회, 공개수업, 학부모 상담 등의 행사가 일과시간 중에 진행되는 3월의 경우 모든 행사에 참가한다는 것은 여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니다”라며 “첫째 아이를 키울 때 학부모총회 참가를 이유로 반차를 사용했다 한 달 간 상사와 동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둘째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이번엔 학부모총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인력이 적은 중견ㆍ중소기업에서 일하거나 근무 환경이 열악한 계약ㆍ파견직 워킹대디ㆍ워킹맘들의 경우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기업 계열 빵집에서 파견직으로 근무 중인 이모(42ㆍ여) 씨는 “인력이 넉넉치 않다보니 한 명이라도 빠지면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민폐라는 것을 뻔히 아는 상황에 내 아이만을 위해 연차나 휴가를 쓰겠다는 말을 꺼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아이에게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고 일을 선택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학부모총회를 도맡아 참석하는 부인에게 미안해 올해는 대신 참석하려 상사에게 반차 신청을 했었다는 박모(45) 씨는 “부인의 고단함을 덜어주기 위해 학부모총회에 참석하려는 모습은 보기 좋긴 하지만 빠진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힘들다는 대답을 상사로부터 들었다”며 “올핸 매년 참석하던 집사람도 회사일이 바빠 결국 학부모총회엔 아무도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총회에 참가할 의사가 있지만 실제로 상사의 핀잔 때문에 이를 포기하는 워킹대디ㆍ워킹맘들도 상당수였다. 수도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이모(41ㆍ여) 씨는 “지난해 학부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조퇴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고 철회한 적이 있었다”며 “인생 선배인 부장님이 자신이 아이를 키울때는 돈 번다고 학부모총회를 못 갔었는데, 그래도 아이들이 좋은 대학도 가고 잘 컸다고 한마디를 던지면 눈치가 보여 도저히 연차나 조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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