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선 트럼프..공화당 이탈 본격화(종합)

안승찬 2017. 3. 23.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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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케어 반대표 더 늘듯..하원 통과 실패 가능성
여론도 난기류.."트럼프, 정치적 재앙 맞을 수도"
트럼프케어 예상 질문에..트럼프 "어떻게 될지 보자"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미국의 건강보험법 ‘트럼프케어(AHCA, American Health Care Act)’의 통과가 매우 불확실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케어를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하면 공화당이 소수당으로 전략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내부 표 단속에 나섰지만, 공화당 내부의 이탈이 더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 전체 의석 435석 가운데 237석을 보유하고 있다. 과반(218석)이 넘는다. 민주당은 193석이고 공석이 5석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공화당의 반대표가 21표만 넘지 않으면 하원 통과가 가능하다.

하지만 22일(현지시간) NBC가 조사에 바에 따르면, 공화당 내부에서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의원이 27명에 달한다. 민주당이 전원의 반대표와 공화당 내부의 27표의 반대표를 합치면 트럼프케어는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다.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미국의 정치전문 온라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19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케어에 대한 지지율이 40%를 기록했다. 한 주 전과 비교해 6%포인트 떨어졌다.

트럼프케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같은 기간 35%에서 37%로 2%포인트 올랐다. ‘모르겠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19%에서 22%로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데 가장 신경을 썼다. 트럼프케어가 정책 1순위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녔다.

트럼프케어는 오바마케어의 의료보험 가입 의무를 폐지하고 저소득층의 보험료 지원금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의 예산을 아낄 수 있지만, 문제는 돈이 없이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필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오바마케어가 폐지될 경우 앞으로 10년동안 최소 3200만명의 보험미가입자가 발생하고 민간보험료도 두배가량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신중론이 고개를 들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케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오바마케어를 폐기했다가 돈이 없이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이 급증할 경우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한다.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이날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1056명 상대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37%로 떨어졌다. 지난 7일 조사 때(41%)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52%에서 56%로 높아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공화당 성향과 백인, 남성의 지지율이 눈에 띄는 하락폭을 나타냈다. 공화당 상향 응답자의 지지율은 91%에서 81%로 10%포인트 떨어졌고, 남성 응답자는 49%에서 43%로 6%포인트, 백인 응답자는 49%에서 44%로 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이 커지던 시점에 도청 의혹을 꺼내 들었지만, 사실상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졌다.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는 곧 정책의 불확실을 의미한다. 트럼프케어가 통과하지 못한다면, 감세법안 등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도 당분간 실현되기 어렵다.

NBC는 “FBI가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케어마저 통과하지 못한다면 트럼트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재앙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트위터에 “건강보험을 위해 중요한 날이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만약 트럼프케어가 부결되면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며 말 끝을 흐렸다.

안승찬 (ahns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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