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올라왔다 왔어" 1073일만에 새벽 어둠뚫고 온 세월호

배명재 기자 2017. 3. 2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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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3일 오전4시47분 동거차도 앞바다 인양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선체 일부.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제공

세월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16일 참사후 1073일만에 세월호가 새벽 어둠을 뚫고 바다위에 올라왔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3시45분쯤 스태빌라이저(선체 좌우 흔들림을 잡는 안정장치)로 보이는 구조물 일부가 먼저 수면위로 올라왔다”면서 “오전 11시쯤이면 선체가 수면 위로 13m쯤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후 3시30분 해저면에서 선체를 1m 끌어올리는 ‘시험인양’에 성공하고, 오후8시50분 본인양이 시작된지 7시간여만이다.

바지선 2척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선체는 흰색 표면이 녹이 슬어 곳곳이 변색돼 있었다.

이 장면을 인양현장에서 어업지도선을 타고 이를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반가움에 어쩔줄을 몰랐다.

동생과 조카를 기다려온 권오복씨(61)는 “아직 안개가 끼어 볼 수는 없지만 선체가 올라왔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우리 재근이, 사랑하는 조카 혁규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정말 가슴이 벅차 말이 안나온다”고 말했다.

권씨는 “같은 배를 타고 있는 다른 미수습자 가족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라며 “그동안 관심과 사랑을 보내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산에서 밤새 승용차로 팽목항으로 달려온 유족 임온유씨(56·목사)는 “정말 아들이 살아온 것처럼 반갑다”면서 “이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밝혀지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본인양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선체를 다시 재킹바지선에 고박한 뒤 안전지대에 있는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싣고 목포 신항으로 옮기는 준비를 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오늘 상황이 온전한 선체인양을 하는데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면서 “목포 신항 부두까지 최소한 13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후속작업에 온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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