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中 관광객 사라진 면세점.."매출 반토막 각오"

박진영 기자 2017. 3. 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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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시간에는 중국인 단체들이 줄을 쫙 서있었죠."

추운 겨울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류 콘텐츠를 즐기며 길게 줄을 서 있었지만 이날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직원들, 한국인 통행객들만 드물게 보였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50% 상당을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실상 모두 빠진만큼 한 달 후 '매출 반토막'을 각오할 수 밖에 없다"며 "중국 현지 여행사 관련 업무는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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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매출 30% 안팎 급격 감소.."반토막 각오" 대응책 사실상 없어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면세업계 매출 30% 안팎 급격 감소…"반토막 각오" 대응책 사실상 없어 ]

22일 오후 방문한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 인근 한류스타거리 '스타에비뉴'

"원래 이 시간에는 중국인 단체들이 줄을 쫙 서있었죠."

22일 낮 1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으로 이어지는 한류스타거리 '스타에비뉴'에는 평소와 달리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추운 겨울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류 콘텐츠를 즐기며 길게 줄을 서 있었지만 이날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직원들, 한국인 통행객들만 드물게 보였다.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불만을 품은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부터 '한국 여행상품 판매'를 전격 금지시켰기 떄문이다. 한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는 사업권을 뺏는 등 강도높은 패널티를 부여해 사실상 중국 단체 관광객은 국내에 올 수 없게 됐다.

매장에 들어서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달 초만해도 중국인 관광객들로 발디딜틈 없었던 12층 'K-뷰티'(한국 화장품) 매장은 썰렁한 분위기 마저 감돌았다. 상시 긴 행렬이 늘어서던 설화수, 후 등 한국 대표 화장품 매장에는 점원 5~6명이 드문드문 찾아오는 고객을 맞이하며 익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은 "15일 이전에는 항상 중국인 고객이 길게 늘어서 숨돌릴 틈 없이 바빴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 명도 없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안내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최근 중국인들이 줄다보니 일본인이 많이 는 것 처럼 보이는데 늘어난 것이 아니다"라며 "엔저로 일본인 관광객도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매출이 약 30% 감소했으며 향후 추가 감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창 자리를 잡아가던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들의 경우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35%까지 감소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도 25% 상당 매출이 감소했다.

하지만 중국의 제재 후 일주일 밖에 지나지 않아 앞으로 감소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적인 우려다. 아직 제재 이전에 입국해 한국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이 있지만 그마저도 모두 빠져나가면 충격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전체 매출의 50% 상당을 차지하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사실상 모두 빠진만큼 한 달 후 '매출 반토막'을 각오할 수 밖에 없다"며 "중국 현지 여행사 관련 업무는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내국인과 일본, 동남아 고객 유치도 단기적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최근 내국인 고객 매출이 20% 상당 늘어난 것은 고무적이지만 기존 비중이 전체의 15~20% 수준에 그쳐 절대 규모는 크지 않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의 정책에 관한 것이어서 이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고 이에 따라 총체적인 피해 규모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실상 대응책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업계 시장 규모는 12조2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1984억원 대비 33.5% 성장했다. 2012년 6조3000억원대 매출에서 4년만에 두배 가까이 시장이 커졌을 정도로 수년간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해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타격으로 연매출이 감소한 이래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영 기자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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