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 親러시아 돈 75만弗 수수

김효인 기자 2017. 3. 2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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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망명중인 前 우크라 대통령이 매너포트에 자금 제공 기록 나와
우크라 野의원이 비밀장부 폭로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하원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힌 데 이어 작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선대위원장을 지낸 폴 매나포트〈사진〉가 우크라이나의 친(親)러시아 측 인사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세르게이 레시첸코 의원은 21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매나포트가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75만달러(약 8억4000만원)의 자금을 받았다는 문서를 공개했다. 2010년부터 러시아의 지지를 받으며 집권한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은 2014년 탄핵돼 러시아로 망명했다.

레시첸코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매나포트의 컨설팅 회사는 2009년 75만달러를 받고 중남미 국가 벨리즈의 한 회사에 컴퓨터 501대를 매도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집권당이었던 '지역당'의 비자금 장부인 '검은 장부'에도 에도 같은 날 매나포트의 이름으로 75만달러가 적혀 있었다. 레시첸코는 "매나포트가 서류를 조작하는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집권당으로부터 받은 돈을 컴퓨터 매각 비용으로 위장해 돈세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매너포트 측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검은 장부'는 우크라이나가 2014년 혁명 이후 혼란에 빠진 집권당 본부에서 발견된 문서로 비자금 사용처와 사용 시기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반부패국은 지난해 8월 이 문서를 공개하면서 매나포트의 이름이 2007~2012년 총 22번 등장한다고 밝혔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 초반 '트럼프 돌풍 1등 공신'으로 꼽혔던 매나포트는 우크라이나 옛 집권당을 위해 막후 로비 활동을 벌이고 1270만달러(약 140억원)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해 8월 선대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외신에 따르면 코미 FBI 국장은 지난 20일 청문회 당시 "매나포트를 둘러싼 이런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하지만 이런 돈세탁 의혹은 코미 국장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간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공식 확인한 직후 나와 매나포트도 FBI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AP통신은 22일 "매나포트가 10여년 전 러시아 재벌을 도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일을 비밀리에 했다"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매나포트는 지난 2005년 러시아 알루미늄 재벌인 올렉 데리파스카에게 "미국과 유럽, 구소련 독립국 내 정치와 사업 거래, 언론 보도 등이 푸틴 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제안했고, 두 사람은 2006~2009년까지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데리파스카는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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