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정은 어부바 해준 '3·18 미사일엔진' 90년대부터 개발

정용수 입력 2017. 3. 23. 02:46 수정 2017. 3. 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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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엔진+보조 엔진 4개 묶는 설계도
99년 인도서 억류된 북한 배서 발견
북한은 지난 18일 실시한 신형 미사일(로켓) 엔진 개발을 ‘3·18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엔진 개발자를 등에 업고 ‘개발 창조형 로켓’이라고 치하했다. 북한은 이 엔진 개발을 위해 20년 가까이 공을 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22일 입수한 북한의 1999년 미사일 엔진 설계도면에 따르면 3·18 실험처럼 본 엔진과 보조 엔진 4개를 비롯해 연료를 압축해 뿌려주는 터보펌프가 그려져 있다. 이 도면은 99년 6월 미사일 부품을 싣고 있는 것으로 의심돼 인도에 억류돼 수색을 당했던 북한 화물선 구월산호에서 발견된 것이다.
미사일 전문가인 미국 랜드연구소 마커스 실러 연구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북한 미사일엔진 설계도. 이 설계도는 1999년 북한 화물선 구월산호에 실려 있었다. [사진 실러 연구원 트위터]
정부 당국자는 “구월산호 수색 당시 미사일 부품과 미사일 엔진 제작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설계도면이 발견됐다”며 “이번에 북한이 공개했던 사진의 엔진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면을 압수당하기 이전인 90년대 중반에 이미 북한이 이를 입수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최소 20년가량 해당 엔진 개발에 시간이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90년대 후반부터 북한이 본 엔진과 보조 엔진이 장착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단 추진체 개발을 염두에 두고 개발해 왔다는 뜻이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그동안 북한은 러시아에서 들여온 중거리 미사일(R-27) 엔진 등을 역설계해 왔다”며 “그러나 장거리 미사일 엔진으로는 출력이 떨어져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장거리 미사일로 전용 가능)에는 노동미사일 4개를 묶어(클러스터링)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2012년 12월 북한이 인공위성용이라고 주장하며 발사했던 광명성-3호의 잔해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노동미사일 엔진 4개가 들어 있었다. 이 전문가는 “각각 다른 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할 경우 출력이 일정치 않을 수 있고 엔진 효율성도 떨어진다”며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이 신형 엔진을 개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미사일이나 로켓에 적용하는 기술은 엔진이 자체적으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제어하는 추력편향장치 기술”이라며 “이번에 선을 보인 엔진은 간단하면서도 효율이 높도록 개조한 것이어서 ICBM 개발에 한 발짝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독자 개발한 기술로 미사일 엔진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어 사거리 3500㎞ 안팎의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등에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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