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투표 시작… 승부는 '호남대전'에 달렸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후보 경선 투표가 시작된 가운데 예비후보들은 '호남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상 판세가 '경선 1번지' 호남에서 확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호남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2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소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소는 각 시·군·구에 총 250개가 마련됐다. 선거인단을 신청할 때 '현장투표'를 선택한 유권자들이 투표 대상이다.

오는 25일부터는 호남을 시작으로 ARS(자동응답시스템)투표도 시작된다. 민주당은 △호남(ARS 3월25~26일, 순회투표 27일) △충청(ARS 3월27∼28일, 순회투표 29일) △영남(ARS 3월29~30일, 순회투표 31일) △수도권·강원·제주(ARS 3월31일~4월2일, 순회투표 4월3일) 순으로 경선일정을 소화한다.

개표는 권역별 일정에 맞춰 이뤄진다. 이날 진행된 현장투표 결과도 권역별 ARS 및 대의원 순회투표 결과와 합산한 뒤 발표한다. 민주당은 전날까지 경선 선거인단 총 214만3330명을 끌어모으는 '대박'을 터뜨리며 경선 흥행의 신호탄을 쐈다. 기존 ARS 및 법인용 공인인증서 외에 금융기관용 무료 공인인증서까지 활용해 많은 선거인단을 모을 수 있었다.

후보들의 시선은 이제 첫 순회경선이 진행되는 호남으로 향하고 있다. '빅3' 후보 캠프는 이미 이번주 초반부터 앞다퉈 호남을 방문하며 '호남 올인'을 선언한 상황이다. 서로 마련한 일정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본 방침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27일까지 호남에 줄곧 머문다"는 것으로 같다.

안희정 후보는 이날 내내 전북지역에 머물며 기자회견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재명 후보는 전북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한 후 서울의 한국노총 대표자대회에 참석했다가 다시 호남선을 탔다. 광주에서 금호타이어 노조와 간담회 및 청년들과의 만남을 하는 강행군을 펼친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다음날 전북 전주를 시작으로 호남지역 곳곳을 누빌 예정이다.

후보들이 이같이 호남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단지 첫 순회경선지역이란 특징 때문이 아니다. 호남은 민주당의 최대주주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경선 민심의 바로미터격으로 해석된다. 특히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인제 대세론'을 깬 '기적'이 시작됐던 기억이 선명한 지역이라 야권 지지자들의 관심도가 높다.

과반 확보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 직행을 노리는 문 후보의 상대적 취약지역이기도 하다. 문 후보는 줄곧 '호남 홀대론'을 바탕으로 한 '반문(反文) 정서'에 시달려왔다. 안희정·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2위 확보는 물론, 문 후보와 격차를 최대한 줄여야 승부를 거는 게 가능하다. 문 후보의 경우 호남에서 과반을 달성할 수 있으면 압도적인 '대세론'을 경선 내내 끌고 갈 수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24일 광주 토론회가 주목받는다. 네거티브 공방이 지속되며 캠프간 감정싸움 기조도 보이는 가운데 '빅3' 후보가 한 곳에 모이는 자리기도 하다.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장' 논란, 안 후보의 '대연정' 논란 등 각종 민감한 의제가 한꺼번에 토론회 테이블 위로 올라올 게 유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광주 경선 결과에 따라 전체 경선의 판세가 확정된다고 볼 수 있다"며 "토론회에서 보여지는 모습에 따라 호남 민심이 다시 한 번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