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수수로 비행기를 띄운다? 비싼 화석연료 대체 '희소식'

양지윤 2017. 3. 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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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제트유에 최대 50% 섞어 사용
온실가스 배출량 80%로 절감효과
항공기 · 엔진 · 급유 설비 등 개조 없이
석유계 연료와 섞어 사용땐 확산 가능성
낮은 유동점·연비효율, 고려해야 할 요소
대체연료 저변확대 '투자비 확보'가 관건

사탕수수를 섞은 바이오연료로 하늘을 난다? 최근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 대응 방안으로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도 대체연료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가 오는 2020년 이후 항공온실가스 감축대책의 하나로 대체 연료 활용을 장려하는 등 화석연료를 줄이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체 연료는 항공사의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공급을 다변화할 수 있어 항공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대체 연료를 사용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존 항공기 제트 연료의 80% 수준으로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항공 제트 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은 총 5개로, 2011년부터 본격 도입해 2015년까지 22개의 항공사가 2500여대의 항공기에 쓰고 있습니다. 바이오연료는 식용유와 열대 식물의 열매 자트로파, 사탕수수 등을 이용해 만드는데요, 기존 항공 제트유에 최대 50%를 섞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홍콩 캐세이퍼시픽, 미국 저비용항공사 제트블루 등이 대체 연료를 도입한 것을 비롯해 브라질과 독일, 일본, 북유럽 국가 등에서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일부 항공사는 바이오연료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공급업체와 장기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항공기 대체 연료는 어떤 조건에서 확산할 수 있을까요.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항공기와 엔진, 급유 설비를 수리하지 않고, 석유계 제트 연료와 섞어 사용할 수 있는 연료일 때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항공기 값이 비싼 만큼 항공사 입장에선 개조 없이 대체 연료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석유계 재래형 제트유처럼 유동점(어는 점)이 낮고, 비슷한 연비 효율을 내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이오연료는 식물 등을 가공해 제조하는 만큼 식량 자급률과 산림 개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산하고, 상용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항공기 대체 연료의 저변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비 확보가 절실합니다. 하지만 항공산업은 경쟁 구조로 인해 광범위한 수요 창출이 어렵다 보니 생산 인프라를 투자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를 촉진하고, 바이오 항공연료의 생산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미국에서는 신재생에너지표준(RFS)에 따른 인센티브와 신기술을 적용한 생산 공장 건설 지원, 농업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조건에서 가격 경쟁력을 지닌 대체 항공연료를 개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네덜란드 정부와 KLM네덜란드항공, 스키폴공항, 바이오연료 공급업체 스카이 NRG 등은 올해부터 스키폴공항에 정기적으로 바이오연료를 혼합·공급하는 바이오포트 홀랜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의 신재생에너지 목표 중 항공 분야에서 바이오연료의 사용을 인정하는 유일한 EU 회원국입니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대체연료의 비중을 2%, 오는 2025년 5%로 늘릴 예정입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육상운송 부문과 달리 항공분야는 화석 연료를 대체할 수단이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대체 연료는 중기적으로 항공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인 셈입니다. IATA는 대체연료가 육상운송 분야와 동등한 기준으로 경쟁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바이오연료 회계법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또 대체연료의 연구개발(R&D)와 생산 공장 투자 유도를 위한 정책 구현과 민관협력 관계 체결 등을 각국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도움말=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 항공시장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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