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영재발굴단'이 재능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즐거움으로 내일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SBS 교양 프로그램 '영재발굴단'이 오늘(22일) 100회를 맞는다. 이날 방송은 100회 특집으로 꾸며져 MC 컬투의 인터뷰와 미담부터, 연예계 영재 발굴 과정을 거친 가수 조권의 이야기를 비롯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빌리 오디션 프로젝트 과정이 전파를 탄다.

'영재발굴단'은 대한민국 곳곳에 숨은 영재들을 찾아 소개하는 교양 프로그램이다. 지난 2015년 3월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제작진은 프로그램 취지에 맞춰 대한민국 곳곳에 숨어 있는 영재들을 찾아 나섰다.

특히 제작진은 촬영 과정에서 영재들이 가진 재능의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이에 미술, 음악, 체육 등 예체능 분야부터 수학, 국어, 외국어, 화학 등 공부는 물론 암기, 연산, 논리력 등 다채로운 재능을 가진 영재들이 소개됐다. 세월호 사건을 그림으로 표현한 미술 영재, 고차원 수학 연산에 두각을 나타내는 수학 영재, 초등학교 저학년에 불과한 어린 나이에 3개 국어 이상을 소화하는 외국어 영재 등 다양한 영재들이 '영재발굴단'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 과정에서 '영재발굴단'은 시청자에게 재능 있는 어린 아이들 이른바 '원석'을 발굴하는 재미를 선사했다. 순수한 아이들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끌어당기며 활기를 더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재능까지 갖추니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가진 기상천외한 재능들은 다 자란 어른들에게서 볼 수 없는 것들이었기에 그 자체로 신선했고, '영재발굴단'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했다.

더불어 '영재발굴단' 제작진의 분야를 가리지 않는 원석 본능은 기성세대의 잘못된 교육관을 성찰하게 했다. 대개 한국의 교육이나 영재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높은 성적과 빠르고 정확한 문제 풀이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는 철저하게 입시와 시험에 맞춰 영재를 판별하는 잣대였다. 실상 아이들의 재능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며 깊이도 가늠하기 어려웠다. '영재발굴단'은 연령 대비 시험 성적이 좋은 영재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다양한 영재를 찾아 소개함으로써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오랜 명제를 되새기게 했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포착한 영재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어떤 영재는 수준 높은 피아노 연주 실력을 지녔지만 입시 공부와 시험 성적만 강요하는 부모로 인해 감성적으로 메마른 삶을 살았다. 또다른 영재는 뛰어난 지능으로 높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형제들과의 형평성으로 인한 역차별로 자신감이 결여되기도 했다. 가진 재능을 부모에게 인정 받고 전폭적으로 지원 받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이에 '영재발굴단'은 한 명의 영재가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게 완벽하지는 않다는 현실을 보여줬다.


여기에 제작진은 영재는 물론 아이들의 부모까지 전문가와 상담을 성사시켰고, 재능을 발굴한 것을 넘어 지키는 데까지 힘썼다. 이는 '내리 사랑'에 '보호 본능'이 중요시되는 한국 부모들의 보편적인 가치관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영재발굴단'의 부모들에게 무조건적인 과보호와 부모의 잣대로 판단하는 지나친 관심 대신 영재인 아이 본인의 관심과 열정과 의지를 충족시켜주고 발전시키는 것을 조언했다. 결국 한 아이의 재능이 '원석'을 넘어 '보석'이 되기 위해서는 그를 보살피는 부모의 역할과 주위 환경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영재발굴단' MC 컬투도 최근 제작진과 진행한 100회 특집 인터뷰에서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컬투의 정찬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아이들을 잘 못 믿는다. 이 프로를 보면서 많은 부모님들이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아이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믿고 지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균은 "'영재발굴단'이 계속 얘기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 부모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매주 느낀다. 어떤 식으로든 아이들은 계속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데, 부모는 그것을 모르고 본인들의 주장만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나도 내 아이들이 나에게 어떤 사인을 보내고 있는지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영재발굴단'이 100회 동안 역설한 가치도 이와 같았다. 원석을 발굴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이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다. 결정적으로 이 과정과 결과가 시청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 했다. '영재발굴단'이 다소 교과서적이고 교훈적인 가치가 지배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순 없지만, 첫 방송 이후 약 2년의 기간 그리고 100회 동안 끈질기게 같은 가치로 희망을 주지시켰다는 점이 '영재발굴단'의 내일을 기다리게 만든다.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 안에서 원석을 책임질 어른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사실 이 같은 올곧은 끈기일 터. 다음의 원석은 또 어떤 재능을 갖고 있을까. '영재발굴단'의 100회의 대계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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