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치킨..AI·가격논란에 이어 브라질 썩은 닭까지 '삼중고'

오주연 2017. 3. 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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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와 bhc, 네네치킨 등 국내 대표 치킨업체 "100% 국내산만 사용"
"AI 때문에 매출 10~20% 감소했는데 '비싼 치킨값' 논란에 수입닭까지" 업체 울상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해 연말부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매출이 10~20%씩 감소했던 치킨전문점들이 올해는 가격논란부터 브라질산 부패 닭고기 이슈까지 겹치며 삼중고를 치르고 있다. 국내 치킨 소비가 워낙 높은데다 대표적인 서민메뉴이다보니 여느 외식보다 민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BQ와 bhc, 네네치킨 등 국내 대표 치킨업체들은 이번 브라질 썩은 닭고기 논란과 관련해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BBQ와 bhc는 이번에 문제가 된 브라질산 닭고기와는 전혀 무관하며, 국내산 닭만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BBQ관계자는 "100% 국내산만 사용하고 있으며 순살도 전부 국내산"이라고 말했다.

네네치킨 관계자 역시 "모든 제품에 국내산 100%만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콜팝치킨'이라고 너겟처럼 작게 잘라서 튀긴 게 있는데 이 역시 국내산"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산 닭만 사용하고 있어 브라질 부패 닭 논란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번 사태로 자칫 치킨소비가 꺾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연말에 터진 AI때문에 연초 매출이 10~20%가량 줄었었는데 최근에는 가격논란 때문에 업계가 또 한번 시끄러웠다"면서 "치킨에 대한 부정적인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소비에도 영향을 주게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AI발생 초기까지만해도 치킨 소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년간 AI 사태를 겪으면서 '익혀서 조리해 먹으면 괜찮다'는 지속적인 홍보와 학습효과 덕분이었다. 여기에 12월 연말이면 통상적으로 일년 중 치킨 매출이 가장 높은 기간이기 때문에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10%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AI사태가 장기화되고 설상가상 식용유 등 재료값까지 인상되면서부터다. 시장 포화 등으로 문닫는 치킨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업계 관계자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BBQ의 가격인상 예고 소식은 치킨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동안 치킨업체들은 최소 3년에서 8년째 치킨가격이 동결돼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지난 3~8년간 임대료, 인건비, 배송비 등 전반적인 원가가 상승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공통된 입장이다. 이에 치킨값 도미노 인상 가능성이 연일 뉴스를 도배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치킨가격을 올리는 경우 해당업체의 세무조사도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지며 치킨값 인상은 헤프닝으로 매듭됐지만, 여전히 '비싼 치킨값'에 대한 잔불은 남아있는 상태다.

치킨업계는 "이제 잠잠해질 법하니 수입산 닭이 문제"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브라질에서 문제가 된 작업장에선 한국으로 닭고기를 수출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브라질 정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농축산식품공급부는 지난 20일 축산물 부정유통으로 문제가 된 조사 대상 21개 작업장 육류 수출대상국 현황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1개 작업장에서 닭발, 닭고기, 부산물, 칠면조 고기, 소고기, 꿀 등을 홍콩, 유럽연합, 사우디아라비아 등 30여개 국가로 수출했지만 우리나라는 수출 대상국에 포함돼있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그러나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현물 검사 강화 조치(1%→15%)는 당분간 유지하고, 브라질 수출 작업장 현지 조사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추진키로 했다. 또 식약처는 BRF가 한국으로 수출한 닭고기 제품에 대한 잠정 유통 판매 중단 조치는 해제하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검사 강화 및 국내 유통 중인 브라질산 닭고기 수거 검사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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