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석유패권 휘청..유가 못 올린 채 점유율만 상실

신기림 기자 2017. 3. 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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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가 미국 셰일업계에 시장 기반을 내주며 미국에서의 퇴각을 앞당기고 있다고 사우디 정책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이 말했다.

알랜 젤더 우드맥켄지 원유시장 부대표는 최근 유가에 대해 "안정화는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 희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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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서 후퇴..中 '찻주전자' 등 亞 주력"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액화천연가스 시설©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사우디 아라비아가 원유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 감산을 주도했지만 유가는 다시 강력한 하방 압력에 직면했다. 감산으로 미국, 러시아, 이란과 같은 경쟁국의 배만 불린채 시장 점유율을 내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에 오랫동안 주력했던 미국 시장을 넘어 다각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가 미국 셰일업계에 시장 기반을 내주며 미국에서의 퇴각을 앞당기고 있다고 사우디 정책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이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사우디가 미국에 수출한 원유는 전주보다 일평균 42만6000배럴 줄었다. 감소폭은 지난해 11월말 사우디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 이후 가장 컸다.

이러한 원유수출 감소에 대해 WSJ 소식통들은 '계획적'인 조치라며 사우디가 미국 대신 아시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우디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국시장에서 러시아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유럽에서도 이란과 이라크에 밀렸다. 사우디가 시장 전면에서 후퇴하면서 그 만큼 유가를 끌어 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알랜 젤더 우드맥켄지 원유시장 부대표는 최근 유가에 대해 "안정화는 (사우디의) 시장 점유율 희생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사우디는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전략은 몇 년 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할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한 때 가장 높은 수익을 내던 미국 시장을 포기하고 아시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는 식이다.

EIA에 따르면 사우디가 미국의 원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90년대 거의 33%에 달했지만 지난해 11월에는 12%로 줄었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지난달 말부터 거의 한 달 일정으로 아시아 각국을 순방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더욱 유연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찻주전자로 불리는 중국의 소규모 정제업체들의 요구까지 받아들이는 식이다. 소규모 정제업체들과 장기 계약 대신 개별 물량을 파는 것이다.

젤더 우드맥켄지 부대표는 "사우디가 현재 시장에서 물러나지만 미래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사우디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사우디의 희생으로 유가가 반등하면서 그 동안 저유가에 잔뜩 움츠렸던 미국 셰일오일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되살아나고 있다. 사우디의 후퇴는 러시아, 이란, 이라크 등 경쟁국의 증산을 부추겼다. 장-마크 리클리 안보정책센터 위험분석본부장은 "사우디가 국내외적으로 극단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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