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5.5조불 규모 中 모바일결제 시장에서 고전

민선희 기자 입력 2017. 3. 22. 09:26 수정 2017. 3. 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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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위챗페이 中 모바일결제 시장 90% 점유
애플 페이. © AFP=뉴스1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중국 항저우의 한 KFC 매장, 동시미아오씨는 계산을 위해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에 직원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어떤 걸로요?"라고 물어왔다. 문제는 동씨가 '애플페이'로 결제하기를 원했다는 점이다. 직원은 동씨에게 '한번도 애플페이로 결제 해본 적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중국 인민대학 연구원인 동씨는 "KFC 매장에서 애플페이 결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에게 애플페이 결제하는 법을 단계별로 알려줬더니 이렇게 쉬운지 몰랐다며 놀라더라"고 덧붙였다. 22일 블룸버그가 전한 애플페이의 중국 현주소다.

애플이 중국에 애플페이를 선보인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가장 큰 은행들과 확실한 네트워크 지원에도 애플은 여전히 5조5000억달러 규모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분투 중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아이폰 판매량이 적은 탓이다. 지난해 중국의 아이폰 매출은 스마트폰 전체 매출의 9.6%에 그쳤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소비자들이 수년간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 사용에 훨씬 익숙해져 왔다는 점이라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위챗페이는 아이폰을 포함한 모든 모바일 장치에서 작동한다.

마리 선 모닝스타투자서비스 애널리스트는 "애플페이가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시장점유율을 조만간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내 생각에 유일한 가능성은 중국 라이벌(알리페이, 위챗페이)에 큰 보안 결함이 발생할 경우 소비자들이 (애플페이를)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캐롤린 우 애플 대변인은 논평을 거절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중국 연 매출이 17% 감소했음에도 중국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 출시된 애플페이는 그 자체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다. 애플페이 기능의 목적은 아이폰을 경쟁제품보다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데 있다.

애플페이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야만 하는 국가가 있다면, 중국일 것이다. TNS글로벌에 따르면 매주 연결된 소비자의 40%가 모바일 결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결제 이용률은 중국이 1위였으며 홍콩, 한국이 그 뒤를 이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이 미국, 유럽에 비해 모바일 페이 이용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애플페이가 중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중국 공상은행, 건설은행을 포함한 12개 이상의 파트너사가 줄을 섰다. 더욱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은행이나 신용카드를 등록할 수 있었으며 중국 유니온페이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다. 유니온 페이는 모바일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1000만개 이상의 기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지배적인 POS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있다.

그러나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온라인, 혹은 다른 방법을 통해 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따라서 가맹점 설정을 더욱 쉽고 저렴하게 할 수있다는 이점이 있다. 애플페이 및 기타 장치용 기계는 근거리 통신을 사용해야하므로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또한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사람들이 '영수증을 나누기 위해' 서로에게 쉽게 송금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선 애널리스트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얼리무버(Early Mover)"라며 "그들은 중국 고객들이 자사 결제시스템을 사용하도록 현금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등 많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요 은행 간부는 1000만명이 넘는 디지털 뱅킹 고객 중 1% 정도만 애플페이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가입자 이용 빈도가 전년 1개월마다 1번에서 3개월마다 1번으로 줄었다고 덧붙였다.

애플페이가 위챗페이, 알리페이에 뒤처지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아이폰이 고급 모델을 선보이기 시작한 오포,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들에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아이폰 출하 대수는 23% 감소했다.

I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사업은 중국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총 거래액은 38조위안을 상회하며 전년 대비 3배 늘었다. 조사 결과 알리페이와 텐센트는 중국에서 모바일 결제 사용자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39% 늘어난 1200억달러를 기록했다.

동씨는 기존 (시장) 풍경을 바꾸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은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며 "소규모 도시에서도 많은 가맹점이 받아들이게 하고, 더 많은 소비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둘 다 비싸고 시간도 많이 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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