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영입

김영환 2017. 3. 2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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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연구자 중심 지원체계로 전면개편"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대한민국의 대표 기초과학자로 꼽히는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사진)가 22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캠프인 ‘더문캠’ 내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과학기술 자문으로 영입됐다. 염 교수는 응집 물질물리와 나노 물리학을 연구해왔으며 최근 인공지능 시대 신개념 소자로 기대를 모으는 ‘4진법 소자’를 발견한 물리학자다.

염한웅 포스텍 교수
문 후보는 염한웅 교수의 영입에 대해 “기초과학 분야를 단기 성과평과 중심에서 장기적 투자로, 관료중심에서 연구자 중심 투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영입”이라면서 “과학기술의 기초체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수립하는데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염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포항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일본 도호쿠대학교 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았다.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기초과학연구원 원자제어저차원 전자계연구단 단장을 맡고 있다.

2000년 일본방사광과학회에서 젊은 과학자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7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2010년 미국 물리학회 최우수 논문심사위원 선정, 2012년 한국의 선도과학자(과학기술한림원), 2013년 연구혁신상(미래부), 2015년 한국과학상(대통령), 2016년 인촌상을 받는 등 한국 기초과학을 대표하는 물리학자다.

염 교수는 “과학자가 연구개발의 방향을 스스로 설정하고 국민의 투자에 보답할 수 있는 과학기술 정책수립에 함께하고 싶다”면서 “기초과학을 단기성과가 아닌 장기적 지원계획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의지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염한웅 교수 프로필

- 1966년생

- 서울대 물리학과

- 포항공대 대학원 물리학 석사

- 일본 도호쿠대학교 대학원 물리학 박사

- 1999, 2003, 2005 금속원자선 금속-비금속 상전이 발견

- 2008 금속원자선 물성조절 기법 발견

- 2012 일차원계의 위상 솔리톤 직접 관찰 성공

- 2017 4진법 연산 가능한 카이럴 솔리톤 발견

- 사이언스, 네이쳐피직스, 피지컬 리뷰레터 30편 등 총 180여편 논문 출간

◇수상

2000 일본방사광과학회 젊은과학자상

2006 과학기술부/서울신문사 이달의 과학자상

2007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2010 미국물리학회 최우수 논문심사위원

2012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선정 한국의 선도과학자

2013 나노코리아 2013 연구혁신상 (미래부장관상)

2015 대한민국 과학상(대통령상)

2016 인촌상

◇참여의 변

물리학을 공부하는 염한웅입니다.

제가 공부하는 분야는 원자들을 한 줄로 길게 배열해서 원자선을 만들어, 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이를 활용해서 미래의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 국민 여러분께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하는 연구가 향후에 정말 소자로 쓰일지 대해 저 역시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초연구의 숙명입니다.

요즘 가장 ‘핫한’ 기술인 AI 기술은 1950년대에 기초적인 틀이 만들어졌습니다. 생각하는 기계가 가능할 것이라는 구상이 딥러닝과 알파고로 이어지기까지 장장 50년의 숙성과 투자가 필요했습니다. 짐작컨대, AI를 처음 고안했던 1950년대의 학자들 역시, 당시의 미국 국민과 정책결정자들에게 이 개념을 설명하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을 것이고, AI가 산업의 큰 축이 될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과학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투자입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에 대한 꾸준한 투자없이 기술 강국이 있을 수 없고 새로운 한국도 없다는 것은 결코 불확실하지 않습니다.

저는 부족하지만 연구 성과를 내놓고 있는 현역 과학기술인입니다. 오늘 저는 정치가가 되기 위해 여기 선 것이 아니고, 제 캠프 참여가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뛰는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전달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실험실 안의 과학기술인의 목소리가 정치와 행정으로 제대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연구자 주도로 과학기술을 지원하는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길이 새로운 한국의 과학기술로 가는 길입니다. 그 길을 여러분과 함께 찾고 싶습니다.

실험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사는 사람이지만, 촛불 광장의 목소리는 제가 속한 현장에도 생생하게 들렸으며, 현장 전문가들의 역할과 희망도 함께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작은 목소리가 모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혁명이 되었습니다. 과학기술인 역시 우리의 목소리로, 우리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을 교육의 일환을 보던 대통령을 지나, 과학을 특정한 경제구조의 하위개념으로 바라보던 대통령의 시대가 끝났습니다.

문재인 후보께 꼭 건의드리고 싶습니다.

다가올 차기정부의 과학기술 책임 행정기관의 현판에 이런 말을 걸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차차기 정부와 후손을 위해 일한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국민의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 일하는 연구자들의 조국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창의력을 믿어주십시오. 그 신뢰가 차기정부 과학기술 성패를, 그리고 새로운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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