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분할납부 안되고, 식권은 환불 거부..신학기, 기숙사 '갑질'에 멍드는 대학생들
식권 수백 장 묶음 판매, 다 쓰기 어려워
민자기숙사 수입 20%만 실제 관리비로
이번 학기 서강대의 민자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복학생 김모(24)씨는 지난달 기숙사측에 총 303만원을 냈다. 5개월여 동안의 기숙사 이용료(2인 1실, 227만원)에 기숙사 식당의 식권값(76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김씨는 기숙사측에 “신용카드 결제나 2~3회로 분납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하지만 “일시불로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는 답만 돌아왔다. 김씨는“분납만 가능해도 아르바이트로 충당할 수 있었을 텐데, 고민 끝에 결국 부모님께 부탁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한꺼번에 194장에 이르는 식권을 사야 했던 것도 불만이다. 기숙사 식당은 입주 기간 중 60% 이상의 식권을 미리 사야 이용할 수 있다. 남은 식권은 환불되지 않는다. 김씨는 “밥과 김치, 계란말이에 국 하나 나올 때도 있지만, 미리 낸 돈이 아까워 참고 먹는다”고 말했다. 기숙사측은 “식당 외주업체가 수익 악화를 이유로 이런 방침을 통보해왔다. 수익 보장이 안 되면 철수하겠다고 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2015년 교육부는 학생 주거부담 완화를 위해 전국 대학에 기숙사비에 대한 카드 납부, 분할 납부가 가능하게 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개 카드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하려해도 제대로 응하지 않은 대학이 많다”고 전했다.
경희대 3학년 임모(22)씨는 “묶음으로 파는 식권 단위가 너무 커서 사실상 남기기 쉬운데도, 기숙사에서 중도 퇴사하는 경우 외엔 환불이 안된다. 사실상 기숙사가 학생들에게 ‘갑질’하고 있다”고 화를 냈다.
특히 대학 부지에 민간자본이 투자해 지은 민자기숙사는 방값마저 비싸 학생들의 원성이 높다. 연세대·건국대·숭실대의 1인실 한달 기숙사비는 각각 62만9000원, 58만5000원, 53만7000원 선이다. 2인 1실로 운영되는 건국대·고려대·서강대 등도 1인당 38만원 안팎이다. 청년 주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임경지 위원장은 “건설비를 댄 업체가 20~30년 운영한 뒤 학교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이라, 대부분 수익을 최대한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현진 기자 Jeong.hyeo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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