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시아 폭탄', 폭발이냐 불발이냐

김윤경 기자 2017. 3. 2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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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FBI 국장, 청문회서 "러 연루 조사중" 밝혀
다른 이슈에 묻힐 수도..수사종료 시점 등 미정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나라를 대표하고 무엇보다 나라를 위해야 할 대통령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가정(假定)이 아니라 현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리가 크게 흔들릴 상황이 됐다. 겨우 취임 9주차에 들어간 대통령인데 너무 많은 의혹과 논란이 그와 함께 했다.

여기에 미 연방수사국(FBI)이 트럼프 대통령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연계, 그리고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결정적인' 타격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까지의 논란이나 의혹에 비해 가져올 후폭풍이 셀 수밖에 없어서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상임 정보 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렇게 증언했다. 이날은 마침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지 딱 60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연루 스캔들'이 수면 위로 분명하게 떠올랐다. 일파만파 번질 것 같던 자신의 러시아 스캔들을 덮기 위해서란 의혹을 받았던 '오바마 도청' 스캔들은 증거가 없다는 사실도 이날 밝혀졌다. '오바마 도청' 스캔들은 지난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주장한 것이었다.

코미 FBI 국장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확인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을 너무 증오한 나머지 클린턴에 맞서 출마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사이버 사령관도 '오바마 도청' 의혹을 찾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모두 발언에서 데빈 누네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도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 스캔들'로 묶여 있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오른쪽)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식 성명을 통해 부인하거나 인정하지도 않은 채 또다시 트위터로 맞받아치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 12시30분께 미국 대통령이 쓰는 트위터 계정(@POTUS)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서 국가정보국장(DNI)을 지낸 제임스 클래퍼가 이미 자신과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고 진술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 이야기(자신의 캠프와 러시아 내통 가능성)는 가짜뉴스이며 모두가 그걸 알고 있다!"(James Clapper and others stated that there is no evidence Potus colluded with Russia. This story is FAKE NEWS and everyone knows it!)고 밝혔다.

그리고 청문회 진행 과정 중에도 "진짜인 것은 의화와 FBI 등 다른 기관들이 기밀 정보(Classified information)가 샜다는 것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며 그 정보를 유출한 자를 당장 찾아야 한다!"는 트윗도 날렸다. 오히려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선 후보와 러시아 연계 의혹을 제기하는 다급함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제 FBI의 공식 확인까지 나온 마당에 대통령은 거짓말쟁이이자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게 됐다. 이미 가장 최근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은 38%까지 떨어졌다.

데이비드 레온하르트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대통령의 모든 거짓말'(All the President's Lies)이란 칼럼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며 침공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모든 사람들이 건강보험 혜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것은 거짓말은 아니라 '신중하지 않았던 말'로 판명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과 다른 건 아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 9.11 테러와 이라크전, 이슬람국가(ISIS), 무슬림 이민자, 실업률과 살인률 등 내뱉는 말 대부분이 거짓말이고 이를 통해 지지자들을 기만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게다가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에 개입을 했다는 것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큰 문제이기 때문에 트럼프에 대한 자질 논란도 논란이지만 이런 일(대선 개입)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미 국장이야말로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무색하게도 코미 국장은 지난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이메일 수사를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재개해 간접적으로 선거 결과에 개입했다는, 트럼프를 대통령에 당선되는데 일조(?)했다는 논란을 몰고왔던 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선 코미 국장의 증언이 사실로 밝혀지는 것이 어려우며 다른 이슈나 어젠다에 묻힐 수 있을 것이란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전략가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스콧 리드는 "이번 주에는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 지명자 청문회,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인 '트럼프케어' 하원 통과가 더 큰 이슈"라고 봤다.

당사자 역시 지금까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20일 늦게 켄터키주 루이지애나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운집한 지지자들 앞에 나서며 워싱턴 정가 움직임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한 공화당 전략가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보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끄덕없다"면서 "워싱턴 정가엔 불신이 가득하고 무엇이 정의냐를 놓고 시끄럽지만 진실은 워싱턴 정가(beltway) 바깥에 있다"고 말했다.

BBC 역시 트럼프는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코미 국장이 얘기했듯 지난해 7월 시작한 수사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코미 국장과 FBI가 또다시 어떤 언급이나 행동에 나설지를 지켜보는게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s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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