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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 벚꽃엔딩이 필요한 우리 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입력 2017.03.21. 13:46 수정 2017.03.21. 13:49 댓글 0

'그대여~그대여~그대여~' 매년 봄이 되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의 시작부분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앞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봄 하면 떠오르는 많은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벚꽃일 것이다.

'벚꽃엔딩' 노래처럼, 매년 봄이 되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우리 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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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그대여~그대여~' 매년 봄이 되면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벚꽃엔딩’이라는 노래의 시작부분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서도 앞부분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모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노래를 좀비 노래라고 부르기도 한다. 2012년 봄에 발매되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이후 매년 벚꽃이 피는 봄이면 아무런 홍보 없이도 자동적으로 음악차트에 상위권을 차지하기 때문에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봄이 시작됐다. 봄 하면 떠오르는 많은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벚꽃일 것이다. 과거 벚꽃은 일본을 상징하는 꽃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많이들 기피했지만 지금은 많이 희석 된듯하다. 그래서인지 봄마다 하는 다양한 마케팅 중에서도 벚꽃 마케팅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는 듯하다. 벚꽃 마케팅은 봄 한철에만 가능하기에 한시적이다. 주로 커피 잔, 화장품, 유아복, 햄버거 등의 포장용기를 벚꽃 이미지로 교체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벚꽃을 제품에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주류에서도 벚꽃을 이용한 계절 한정상품이 다양하다. 그중 맥주가 가장 활발하다. 일본 맥주업체는 다양한 홉을 이용, 상큼한 과일 맛과 풍부한 감칠맛을 더하고 벚꽃 패키지를 이용한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벨기에 업체는 체리과즙과 시럽을 첨가해 벚꽃을 닮은 분홍빛 맥주를 출시했다. 국내에서도 크래프트 비어 업체에서 맥주에 직접 벚꽃을 넣어 만든 벚꽃 라거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만들어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소주 업체는 병뚜껑에 벚꽃 나무를 넣은 디자인 또는 병 라벨에 벚꽃을 디자인 한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다.

우리 술도 벚꽃 마케팅을 이용하고 있다. 한 전통주 업체는 알록달록 만개한 봄꽃과 형형색색 나비의 모습을 패키지에 담아 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봄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다. 다른 업체는 일본의 벚꽃 축제 시즌을 맞이해 일본 수출용 막걸리 '벚꽃 패키지'를 이달 출시해서 10만병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처럼 특정 계절 또는 기념일을 이용한 한정제품은 판매가 어려운 시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 수 있는 좋은 마케팅 아이템이다. 우리 술도 한때 햅쌀이 출시될 때 만들어 판매를 했던 햅쌀막걸리나 기념일에 맞춘 3.1절 막걸리, 광복절 기념막걸리 등이 출시되기는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전통주를 비롯한 우리 술 한정제품 대부분은 기존 제품에 단순히 라벨만 변형시킨 제품들이다 보니 기존에 마시던 술과 차별성이 갖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니 굳이 신제품을 마셔야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맥주나 와인 등 다른 주종의 한정제품들은 그 계절 또는 기념일의 의미에 맞추어 새로운 레시피로 신제품을 출시한다. 다시 그 술을 마시려면 1년을 기다려야하니 한정판이 나오면 바로 마셔보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벚꽃 막걸리라하면 최소한 벚꽃을 넣어서 만들거나 벚꽃 농축액을 넣어서 정말 봄에만 마실 수 있는 막걸리를 만들어야지 진정한 한정품이라 부를 수 있다. 지금처럼 술 라벨만을 변경해서 만들어서는 미디어나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렵고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벚꽃엔딩’ 노래처럼, 매년 봄이 되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우리 술이 되었으면 한다.

글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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