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인터뷰]유승민 "김종인 前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원칙없는 '빅텐트' 없다"(종합)

오상도 2017. 3.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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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불복하면 자유한국당과 후보 단일화 없다"

인터뷰 중 스무 차례 가까이 ‘원칙’강조

"국민의당과도 후보 단일화 염두"

"김종인 前 대표와는 개헌에 이견"

"4년 중임제 적합…내각제는 최악"

"DJP연합은 야합"

"바른정당, 고생할 각오 돼 있어야"

"새누리 탈당 때 끝까지 나가고 싶지 않았다"

"김무성과 나, 계파 보스 아니다,

김 의원이 내 선대위원장 맡아줄 것"

"文-安-李, 모두 버겁지 않아"

"정권교체 과거심판 여론 지속 때는,

누가 됐든 민주당 승리확률 높아"

"중국에 무조건 끌려가면 안돼"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대담=정완주 정치부장]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이민찬 기자]
대권 도전을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원칙주의자'다. 지난 17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마주한 유 의원은 인터뷰 내내 스무 차례 가까이 '원칙'을 거론했다. 지난 1월 30여명의 의원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해 신당을 만들 때도 누구보다 원칙을 앞세웠다.

유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예전 DJP연합은 야합"이라며 "원칙 있는 보수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연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4년 중임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자신과 분권형 이원집정부제를 내세우는 김 전 대표와는 갈 길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대선에서 10~15% 안팎의 지지율 잠식이 예상되는 자유한국당 후보에 대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승복하는 사람과만 연대가 가능하다"고 선언했다. 예비 후보 3분의 2가 친박(친박근혜)인 데다, 보수진영 지지율 선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마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애매한 태도를 드러내고 있어 보수ㆍ중도 진영의 '빅텐트'는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개헌과 관련해선, "바른정당 등 원내 3당이 모여 합의한 개헌안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하고 싶었던 정치에서 너무 벗어나는 짓을 하면 안 된다. 우리가 새누리당이나 한국당과 똑같이 하려면 뭐하러 당을 만들었겠느냐"면서 "고생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선 전략은.
▲정치라는 건 '마음'이다. 사람들 마음이 곧 표다. 지지율이 낮은 건 아직 우리의 진심이 통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사람이든 정당이든 시작 전에는 (지지율이) 높다. 시작하고 나면 쉽지 않다. 너무 일희일비하며 안 된다. 개혁 보수가 옳다고 해서 했으면, 그 길로 일관되게 인내를 갖고 가면 된다.

-연합정부인지, 정책연합인지 큰 의미의 협치인가.
▲연정은 굉장히 딱딱한 형태다. 대선을 앞두고 연정을 약속할 수 있는 정당은 아마 없을 것이다. 후보 단일화가 제일 간단하다. 각 당은 정책 등을 그대로 두면서 후보만 단일화하는 것이다. 단일화 방식에만 합의하면 된다. 연대나 연정으로 갈수록, 집권하면 정부를 어떻게 구성하는냐는 개념까지 포괄한다. 연정이 더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 각 당이 경선을 마친 이후의 일이니 그 때 가서 얘기해야 한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전 대표는 완주 의지를 밝히는데.
▲그럼 안 된다. 뭐든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또 탄핵 결정 이후 박 전 대통령도 한국당도 당연히 헌재 결정에 승복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인명진 한국당 비대위원장과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도 승복했다. 한국당 안에도 승복 안 하는 세력이 있다. 그런 사람이 한국당 후보가 되면 단일화가 어렵다. 단일화는 한국당뿐 아니라 국민의당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 지사의 상승세가 무섭다.
▲홍 지사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지 안 하는지 잘 모르겠다. 전후가 다 애매하다. 입장은 이해한다. 소위 진박(진실한 친박) 표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래도 대선 후보가 되려면 헌재 결정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김 전 대표와의 연대는.
▲결국 김 전 대표가 하시려는 게 일종의 연대나 단일화다. 그분과 저는 개헌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저는 4년 중임 대통령제를, 그분은 내각제를 주장한다. 내각제는 한참 뒤에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저는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를 '최악'이라고 생각한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내지 연대는 제 입장에선 선뜻 동의하지 못한다.

-김 전 대표가 탈당한 직후 단 둘이 식사를 하면서 얘기가 오간 것 아닌가.
▲정운찬 전 총리, 김 전 대표와 모여 경제토론회를 열었다. 제가 두 분을 따로 식사를 모신다고 약속했고, 정 전 총리와 그렇게 식사했다. 그런데 김 전 대표와 날짜를 잡았는데 (공교롭게도 식사하기) 전날 탈당하셨다. 그런 와중에 '제3지대' 얘기가 나오고 저를 만난 뒤 또 여러 정치인들을 만나셨다.

-두 사람의 인연은.
▲17대 국회 때부터 의원회관의 방이 서로 마주보고 있어 자주 차도 마시고 얘기도 나눴다. 앞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 하실 때부터 알고 지냈다. 저희 아버지(고(故) 유수호 의원)가 정치할 때부터 알았다. 민주당으로 가시고는 자주 못 뵈었다.

-개헌은.
▲개헌은 누구로 후보가 단일화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그동안 개헌에 목소리 높였던 분들은 분권형대통령제를 주장해온 분들이다. 국민은 여전히 4년 중임 대통령제를 더 선호하고 내각제 선호는 아직 낮다. 거리가 있다. 대선 전에 개헌안을 국회가 통과시켜서 국민투표로 간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비현실적인 얘기를 계속 떠들다가 개헌이 안 되면 더 망가질 수 있다.

-'문재인 대세론'은 지속될까.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이라기보다는, 민주당 후보가 누가 되든 민주당 후보들 지지율을 합하면 (반보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의 여론조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민주당 후보들과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을 (진영별로) 각각 합해서 비교하면 7대 3, 8대 2에 가깝다. 실제 대선 결과는 이렇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남은 50일 동안 정권교체와 과거심판 여론이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이 승리하게 된다.

-문재인과 안희정, 이재명 중 누가 제일 버거운가.
▲다 똑같다. 지금은 정권교체 프레임의 '묻지마 투표'이기 때문에 차이가 별로 안 나타난다.

-경제전문가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우리는 무엇부터 거시적으로 해야 하나.
▲금리나 환율은 정치인이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된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이른바 시한 폭탄을 제거해야 하는 몇 가지 리스크가 있다. 첫째는 조선업에서 비롯된 기업부실이다.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확실히 구분해 빨리 결정해야 한다. 두 번째로, 가계부채는 기업부실과 다르다. 가계는 개인이 직접 피해를 입는다. '한계 가계' '부실 가계'의 원리금을 탕감하는 건 할 수 없으니 부채 원리금을 조정하는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 대출 기관들이 가계 하나하나에 대해 워크아웃이든 파산이든 그런 제도를 잘 활용해서 개인이 너무 삶의 벼랑에 안 몰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아파트 집단대출 등도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총부채상환비율(DTI)ㆍ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도 잘못 강화하면 부동산시장이 다 죽는다.

-세 번째 리스크는.
▲'차이나 리스크'다. 중국이 경제 보복을 계속하면 우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다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포기해선 안 된다. 중국에 이건 더 이상 못 움직이는 기정사실로 못을 박은 뒤 경제 보복의 기간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중국에 너무 의존해선 안 된다. 중국은 근본적으로 우리 체제와 안보 지향점이 다르다.

-중국 측에선 명분을 안 주고 결례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 나오는 것 자체가 외교적으로 풀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다시 접근하면 여지가.
▲(거듭 얘기하지만) 다시 접근하면 안 된다. 주권 훼손이다. 그게 '문재인 방식'이다. "연기해라, 집권하면 다시 하겠다"는 식이다. 중국을 그렇게 대하면 사드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터지면 또 당한다. 중국에 "안보는 건드리지 마라. 우리 문제"라고 분명히 해야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당내 분란이 거론되기도 한다.
▲저나 김무성 의원이나 무슨 계파 보스가 아니다. 김 의원도 뭐 어쩔 수 없이, 표현을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본인 힘으로 잘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탄핵 정국에서 탈당 결행 시기가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30명 가까운 탈당파 의원들이 유 의원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사실) 탈당하기 싫었다. 새누리당에 남아 개혁을 하고 싶었고, 새누리당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고 잘못을 반성하길 바랐다. 그래서 전권을 주는 비대위원장을 (당에서) 맡아달라고 하면 (기꺼이) 독배를 마시겠다고 했었다. 저는 (어차피) 마지막에 탈당할 사람이었다.

정리=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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