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러시아 내통' 수사.."의혹 확인되면 트럼프 탄핵도 가능"

김신회 기자 입력 2017. 3. 2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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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 FBI 국장, 트럼프 대선 캠프-러시아 연계 가능성 수사..민주당, 이미 탄핵 추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코미 FBI 국장, 트럼프 대선 캠프-러시아 연계 가능성 수사…민주당, 이미 탄핵 추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선 의혹이 일부라도 확인되면 트럼프가 탄핵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이날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활동 중에 러시아 정부와 협력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은 벌써부터 제기됐지만 FBI가 이를 수사 중이라고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미 국장은 FBI가 트럼프의 대선 캠프 관계자와 러시아 정부의 모든 관계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트럼프 캠프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미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를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기간에 자신을 도청했다고 한 주장을 일축했다. 조사해봤지만 트럼프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도 이날 같은 청문회에서 대선 때 영국 정보기관이 오바마 전 대통령을 도와 트럼프 진영의 정보를 수집했다는 건 "터무니없는"(ridiculous) 주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끈했다. 그는 이날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러시아와 내통했다는 의혹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코미 국장은 이번 수사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지난해 7월에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는 방첩 관련 조사로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라고 말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 여파로 트럼프 행정부가 상당 기간 균형을 잃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BBC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와 맞섰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카메오'로 나서 트럼프 행정부와 FBI를 압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조용히 지내온 클린턴은 지난 17일 한 연설에서 "숲에서 나올 준비가 됐다"며 정치행보를 본격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내통 의혹보다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대사와 수차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2월 사퇴한 것을 문제삼고 있다. 정보기관에서 관련 정보가 새어 나갔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탄핵을 벼르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민주당이 코미 국장의 이날 청문회 발언을 빌미로 트럼프의 탄핵을 추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이미 트럼프의 근거 없는 도청 주장을 문제 삼아 탄핵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코미 국장과 로저스 국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도청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밝힌 만큼 탄핵 움직임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민주당의 실라 잭슨 리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무려 3주 동안 아무런 근거도 없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고 주장한 건 탄핵 사유 가운데 하나인 '중범죄와 비행'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헌법은 반역, 뇌물수수, 여타 다른 중범죄와 비행 등 3가지를 대통령 탄핵 사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아직 대통령이 탄핵된 사례가 없다. 워싱턴 정가에서도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할 수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크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에서는 상원과 하원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 앤드류 존슨(1865~1869년 재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반대해 위기를 모면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탄핵 표결에 앞서 사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을 도청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워터게이트 사건에 빗댔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셈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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