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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떠난 자택 앞 지지자들 "대통령은 죄가 없다"

이후민 기자,최동현 기자 입력 2017.03.21. 10:03 수정 2017.03.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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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엷은 미소 지으며 지지자들에 인사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뇌물수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삼성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17.3.2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최동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검찰 소환조사 당일인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은 오전 이른시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취재진과 지지자들, 경찰들이 한데 몰려 곳곳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박 전 대통령 앞에는 오전 7시쯤 경찰 병력 12개 중대 960명이 주변을 에워싸듯 경비했다. 골목 전 구간에는 인도와 차도를 분리하기 위한 안전 펜스가 설치됐고 시민들을 펜스가 쳐진 인도 안쪽으로 통행하도록 유도했다.

자택 입구에서는 각 언론사 카메라들이 박 전 대통령이 나오는 모습을 찍기 위해 예의주시했다.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이 자택 앞을 지켰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근에는 구급차가 대기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곳곳에서 고함을 지르고, 주변에 시비를 거는 등 극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사소한 충돌이 벌어지는 즉시 바로 이들을 격리조치 하면서 큰 충돌이 벌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이미 자택 맞은편 골목에 끌려나온 극성 지지자 4명이 길바닥에 누워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를 외치며 오열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비구니 차림에 태극 무늬가 들어간 빨간 두건을 머리와 목에 두른 한 여성은 여경의 손을 물어뜯고 머리를 잡아당기다 여경이 제압하자 "숨 못쉬겠다, 사람 살려"라며 길바닥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증세를 보였다. 이 여성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서 연일 1인 시위를 벌이던 김모씨(53)는 돌연 "박근혜 구속하라"고 외쳐 지지자들로부터 "너 죽어 이 XX야" 라는 욕설 섞인 고함을 듣기도 했다. 경찰은 김씨를 곧장 끌어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전담 미용사인 정송주·정매주씨가 평소보다 20분 가량 이른 시간인 오전 7시10분쯤 자택을 찾았다. 박 전 대통령이 오전 이른 시간 검찰 소환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평소보다 서둘러 자택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5분쯤 자택에서 나왔다. 군청색 긴 코트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미소 띤 얼굴로 경호원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했으나 취재진에는 별 말 없이 미리 준비된 에쿠스차량의 뒷좌석에 올라타 골목을 빠져나갔다.

취재진은 박 전 대통령에게 "국민께 한 말씀 해달라" "헌재 선고에 불복하나" "검찰 수사에 어떻게 임할 건가" "억울한 부분 없나" 등 미리 준비된 질문을 던졌으나 아무런 답도 들을 수 없었다.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자택 앞에 대기하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문 밖으로 나오자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펜스 앞까지 몰려들어 필사적으로 고개를 내밀고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과 지지의 뜻을 보냈다. 이에 차량 안에 앉아있던 박 전 대통령은 골목에 줄지어 선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어보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에쿠스 리무진을 포함해 차량 4대가 이동했고, 경찰 오토바이 10여대가 차량을 호위했다.

박 전 대통령이 떠난 뒤에도 지지자들 일부는 자택 인근에 삼삼오오 모여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하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도 인정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모씨(35)는 "이 사태까지 온 게 전부 언론의 거짓보도와 조작 때문이다"며 "물론 박 전 대통령이 아무 죄도 없는건 아니겠지만 이제 수사 시작했으니 밑에서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의 죄도 밝혀져야 한다. 나도 곧 검찰청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 60대 남성은 자택 앞에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남성은 "왜 깨끗한 대통령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싶어 눈물이 난다"며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 대통령을 잃은 우리도 불쌍하다"고 말했다.

한 50대 여성은 "언론이 썩었다. 우리는 신문 안 본다. 진실은 다 죽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없고 정말 깨끗하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역사에 기록될 만큼 깨끗한 분이다"고 주장했다.

hm3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