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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갈린 관광②] 실감나는 사드보복..공연장은 '썰렁'했다

입력 2017.03.21 10:01 댓글 0

지난 18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극장은 눈에 띄게 썰렁했다.

오후 공연이 15분도 남지 않았지만 매표소 앞에는 사람 한 명 없었다.

한 카페 직원 김모(28) 씨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난타 공연을 보러 온 중국인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며 "극장은 물론 인근 상권도 모두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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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류금지령…공연업계 매출 뚝
-난타 등 비언어극 타격 심각…초비상
-전문가 “자성 기회…마케팅 다양화해야”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지난 18일 찾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극장은 눈에 띄게 썰렁했다. 오후 공연이 15분도 남지 않았지만 매표소 앞에는 사람 한 명 없었다. 자리가 얼마나 남았느냐는 물음에 판매 직원은 “20명 이상 단체 관람객도 거뜬할 만큼 충분히 많이 남았다”고 응수했다. 주변 식당과 카페 등도 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카페 직원 김모(28) 씨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난타 공연을 보러 온 중국인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며 “극장은 물론 인근 상권도 모두 죽게 생겼다”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대응 요량으로 중국이 한류금지령을 내린지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국내 공연업계는 여파에 따른 직격탄을 연일 맞고 있다.

[사진설명=중국의 사드 보복에 공연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난타극장은 오후 공연이 15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도 내부는 썰렁했다. ]

21일 다수 공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의 한류금지령이 발령된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난타 등 대부분 비언어극 공연 매출이 절반 넘게 뚝 떨어졌다. 언어소통 없이 볼거리를 준다는 이점 덕에 ‘중국 특수’를 누린다는 말은 옛 이야기가 됐다.

국내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사인 PMC프로덕션은 국내 전용관 4곳 중 중국인 단체 방문객 위주로 운영하던 충정로 난타극장 문을 오는 4월부터 최소 2~3개월 닫는다. PMC프로덕션 관계자는 “한류금지령 기점으로 중국인 단체 관람객이 50~60% 가까이 줄었다”며 “상황에 따라 휴장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1997년 10월 첫 선을 보인 난타는 주방에서 벌어지는 일을 사물놀이 장단에 따라 코믹하게 그린 뮤지컬 공연이다. 2000년 외국인 관광객을 노린 전용관을 국내 최초 건립하는 등 ‘국가대표 공연’으로 이름이 높았다. 기세에 힘입어 2014년에는 17년 만에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대형 공연 콘텐츠도 사드 전후 중국 보복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불똥은 다른 비언어극 공연에도 튀는 양상이다. 2008년부터 공연을 펼쳐온 미술 퍼포먼스 ‘오리지널 드로잉쇼’는 지난 1일부터 중구 명보아트홀 내 전용관을 잠정 휴관했다. 재개관 일정은 아직 흐릿하다. 같은 건물에서 공연을 선보였던 타악 퍼포먼스 ‘드럼캣’도 지난 달 계약이 만료된 후 공연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공연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자성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고 있다. 당초 수익구조가 중국인 방문객에만 너무 쏠려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공연업계 관계자는 “비정상적 수익구조가 피해를 더욱 키웠다”며 “일본과 유럽, 동남아 방문객 정서에도 맞는 공연 콘텐츠 제작에 소홀한 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국내 방문객도 놓쳐서는 안된다”며 “해외 투자와 함께 국내 방문객을 위한 각종 전략도 다듬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