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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소래포구 어촌계장 "바가지 상혼 비판 속상하지만 수용"

입력 2017.03.21. 08:01 수정 2017.03.21. 17:08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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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점용료 내며 영업..이번 일 계기로 고객서비스 개선"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화마가 휩쓸고 간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연일 '바가지 상혼'을 비난하는 여론이 쏟아지자 고철남(53) 소래어촌계장은 20일 "어시장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여 개선할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2017.3.21 chamse@yna.co.kr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화마가 할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 '바가지 상혼' 비난 여론이 일자 고철남(53) 소래어촌계장은 "어시장에 대한 비판을 수용해 개선할 부분을 고쳐나가겠다"고 했다.

고 어촌계장은 빠른 복구보다 어시장 양성화와 화재예방시설 확충 지적에 대해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하는 절차가 끝난 뒤 시장 양성화 등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새우·꽃게·젓갈 시장으로 유명한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난 18일 새벽 일어난 불로 좌판 220곳과 상점 20곳이 모두 탔다.

다행히 영업이 끝난 새벽 시간대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소방서 추산 재산피해는 6억5천만원에 달한다.

다음은 고 어촌계장과 일문일답.

-- 큰불이 났는데도 동정보다는 비난 여론이 더 많다. 상인들의 생각은.

▲ 어떤 사고가 발생하면 위로의 글도 있지만, 비판이나 비난도 올라올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저울을 속이거나 상한 물건을 파는 등 비양심적인 행위로 피해를 보신 분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요즘도 피해 소비자들이 어촌계 사무실을 찾기도 하는데 어느 가게인지 알면 직접 가서 교환도 해드리고 자정 노력을 한다. 불법 상행위뿐 아니라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시장이다 보니까 친절과 관련해서도 트러블이 생길 때가 있다.

이런 배경이 있다 보니 상인들 내에서도 "마음은 아프지만 이런 계기로 각성하고 더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큰 사고가 났을 때 100% 좋은 말만 들으면 좋지만 그럴 수 없고…그냥 '악플'도 있지만 정말 고쳐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판하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보고 개선할 부분은 고쳐나가겠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쏟아지는 비판 가운데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 사실은 어시장 내 질서나 규칙이 이런 계기로 잡혀야 하는 게 맞다. 이름난 만큼, 장사가 잘되는 만큼 상행위 질서도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세금도 안 내고 맨땅에서 장사한다는 이야기는 조금 억울한 부분도 있다. 비판과 달리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장사할 수가 없다. 면세 사업자든 일반 사업자든 다들 카드기 놓고 세금 내고 장사한다.

상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매년 토지 점용료도 190여만원씩 내고 있다. 실제로 소래포구 상점이 모두 무허가는 아니다. 이번에 불이 난 재래어시장 점포 332곳은 국유지 개발제한구역에 있어 무허가 시설이지만, 소래포구 다른 쪽에 있는 종합어시장 등 504개 점포는 건축법과 소방법이 적용된 건물에서 영업 중이다. 무차별한 인터넷 악플이나 비난에 대해선 우리 내부에서도 '어떻게 할 거냐'는 논의도 나왔지만, 따로 대응은 않기로 했다.

-- 상인들이 바라는 어시장 복구 방향은.

▲ 이번에 불탄 좌판이 속한 가건물을 아예 철거해버리고 건물을 신축하는 등의 방안이 근본적으로는 좋겠지만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게 상인들의 입장이다.

일단 철거한 자리에 예전 형태로 임시 가건물을 지어 장사를 재개하려고 한다. 그 뒤 올해 소래포구가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면 좌판 쪽 공간을 매립해 건물을 짓고 허가를 받아 영업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본다.

남동구나 인천시가 국가 어항 지정 등 행정 절차를 다 밟은 다음 건물을 현대화하고 등록 시장으로 가는 방향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이번 화재로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 소래포구가 우리 대한민국의 100대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알려질 만큼 큰 곳인 데 비해 항구나 어시장 시설은 매우 낙후됐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금까지의 정부 지원이 낙도나 외진 곳 위주로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소래포구는 무역항인 인천항 등과 달리 국가 어항으로 지정도 안 됐고 정부 지원도 별로 없다 보니 이대로 방치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인천시나 남동구가 해양수산부에 건의해서 국가 어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게 돼야 시설도 현대화되고, 이번 같은 대형 참사를 예방할 수 있다.

--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난 화재만 이번이 세 번째다. 자체적으로 마련한 예방책은.

▲ 아직 화재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시장 차원에서 예방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어시장에 있는 가스나 전기 시설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상인들이 따로 전기 시설을 설치할 경우 상인 단체에 미리 알리는 보고 체계를 갖추겠다.

상인들이 개별적으로 아무나 불러 시설을 설치하다 보니 배전반 하나에 코드를 여러 개 꽂아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부분을 철저히 살펴볼 계획이다. 지금은 상인들이 따로 돈을 모아 경비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시장 크기보다 미비한 것 같아 좀 더 확충하려고 한다.

cham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