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 부담 커진 중소저축은행 "도산 위기" 하소연

송학주 기자 2017. 3. 21.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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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이 빠르면 올 2분기부터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연 금리 20%가 넘는 고금리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자금 여력이 있어 추가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지만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앞으로 대출 영업에 제한이 많아 도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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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72%..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간 양극화 심화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72%…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간 양극화 심화]

저축은행이 빠르면 올 2분기부터 연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대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저축은행은 도산 위기에 처하게 됐다며 아예 개인 신용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당초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던 연 20% 고금리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제도가 6개월 이상 앞당겨 시행된다. 고금리대출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제도는 규제개혁위원회 심사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빠르면 2분기 재무제표부터 적용된다.

저축은행은 앞으로 연 금리가 20%가 넘으면 연체에 상관 없이 무조건 충당금을 50% 더 쌓도록 할 방침이다. 자산건전성 분류도 은행과 동일하게 변경돼 강화된다. △정상채권 연체 2개월 미만 →1개월 미만 △요주의 2~4개월 미만 →1~3개월 미만 △고정 이하 4개월 이상 →3개월 이상 등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연체가 4개월 이상 되면 충당금을 20% 쌓았는데 앞으로는 연체가 3개월이 넘으면 고정 이하 여신으로 분류돼 충당금을 20% 쌓아야 하고 연 금리가 20%가 넘으면 여기에 추가로 50%를 더 적립해야 한다. 연 15% 금리의 1000만원 대출이 고정 이하로 분류되면 충당금이 200만원이지만 연 20% 금리는 300만원이 된다.

저축은행은 연 20% 이상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비상이 걸렸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저축은행의 개인 신용대출잔액 4조원 가운데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이 2조9000억원으로 72%를 차지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일수록 고금리대출 쏠림현상이 심하다. 모아·세종·조은저축은행 등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은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 비중이 99%를 넘어 100%에 육박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은 연 금리 20%가 넘는 고금리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자금 여력이 있어 추가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지만 반면 중소형 저축은행은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앞으로 대출 영업에 제한이 많아 도산에 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위험수위를 넘어선 곳도 중소형 저축은행들이다. 안국저축은행은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28.4%로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았고 △대원(23.7%) △삼호(20.3%) △머스트삼일저축은행(19.3%) 등의 순으로 높았다. 앞으로 고정 이하 여신 기준이 4개월 이상 연체에서 3개월 이상 연체로 강화되면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의 여신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저축은행 대출자 상당수가 저신용자인 만큼 금리 상승기 때 부채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저축은행의 신용 리스크가 커진다.

한 소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가 많아 대출금리를 무조건 낮출 수도 없고 추가 충당금 적립이 부담스러워 아예 대출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며 “고신용 우량고객을 상대하는 시중은행과 똑같은 잣대로 저축은행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송학주 기자 hakj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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