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트럼프+푸틴 브로맨스'

2017. 3. 2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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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표정 관리'를 했다.

당선 전부터 트럼프는 푸틴을 '강한 지도자'로, 푸틴은 트럼프를 '재능 있는 인물'로 치켜세웠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푸틴은 전 세계 지도자 중 가장 먼저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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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美대선개입 스캔들로 양국관계 악화
트럼프, 親러 행보 주춤.. 러 제재에 공감 표명

[동아일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될 때까지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표정 관리’를 했다. 마초 성향인 두 사람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나토 체제에 대한 반감을 공유하며 ‘브로맨스’(남자들 간 친밀한 관계)를 키워왔다.

당선 전부터 트럼프는 푸틴을 ‘강한 지도자’로, 푸틴은 트럼프를 ‘재능 있는 인물’로 치켜세웠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푸틴은 전 세계 지도자 중 가장 먼저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현대판 차르’를 꿈꾸는 푸틴은 우호적인 미-러 관계를 최대한 활용해 ‘강한 러시아’ 만들기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산도 했다. 푸틴이 지향하는 강한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최강국인 미국의 견제에 늘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틴이 ‘트럼프 시대’에 꿈꿨던 우호적인 미-러 관계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며 현실에서 멀어지고 있다. 오바마는 퇴임 직전인 지난해 말 러시아 정보당국 요원들이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외교관 추방을 포함한 강경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최측근 인사들의 ‘러시아 내통’도 의혹을 넘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이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와 제재 발표 당일 통화하며 ‘향후 대응’ 등을 논의한 문제로 낙마했다. 역시 트럼프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지난해 대선 기간 중 키슬랴크 대사와 만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트럼프가 선거 기간에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트럼프가 측근들에게 러시아 측과 접촉하라고 지시했고, 이들로부터 보고도 받았다는 의심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 외교가 안팎에서는 트럼프가 푸틴을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더 이상 브로맨스를 연출할 상황이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또 트럼프가 러시아 관련 이슈에서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는 게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가뜩이나 러시아와 연계했다는 의혹과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러시아 편을 드는 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최근 트럼프가 “크림 반도를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는 최근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제재 조치도 취하고 있는 외교·안보 이슈에 사실상 처음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때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 문제와 관련해 “살펴보겠다”라는 정도로만 말한 바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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