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국가 부채의 빠른 증가율이 보내는 신호

입력 2017.03.20. 21:03

나랏빚 증가속도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한민국재정 2017' 자료에서 올해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0.4%인 68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평균 115%인 점에 비추어 재정건전성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국가채무를 줄이는 해법은 경제성장률을 높여 더 많은 재정수입을 확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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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나랏빚 증가속도가 우려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대한민국재정 2017’ 자료에서 올해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0.4%인 682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00년 111조2000억원(국내총생산 대비 17.5%)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년도 안돼 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평균 115%인 점에 비추어 재정건전성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랏빚 증가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는 점은 가벼이 넘길 수 없다. 2000년 이후 15년간 한국 정부의 채무 증가속도는 재정위기를 겪은 남유럽 국가들보다 높다. 한국은 32개국 가운데 7번째로 높은 증가율(11.5%)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국가채무는 2025년 국내총생산 대비 50%를 넘어서고 2060년에는 151.8%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국가채무를 줄이는 해법은 경제성장률을 높여 더 많은 재정수입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여년간 성장률은 하강 곡선을 그렸다. 이젠 간신히 2%를 넘는 수준이다. 또한 출산율 저하로 국가재정을 뒷받침할 신세대가 줄어들고 있다. 반면 고령화로 부양해야 할 노인층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하면 복지비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장 8대 사회보험 가운데 건강보험재정은 내년에 적자로 돌아선다. 국민연금도 2060년 적립금이 고갈된다고 한다. 국가부채에 포함되지 않은 군인과 공무원 연금에 대한 연금충당 부채는 659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모두는 정부가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빚이다.

시중에는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라도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이 있다. 일본의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 대비 245%로 세계 1위다. 일본의 국가채무가 100%에서 200%로 가는 데 1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한국과 같은 저성장 및 고령화 과정을 먼저 겪었던 일본이 경제부양을 위해 돈을 쏟아부은 결과다. 정부는 돈을 풀기에 앞서 현재 재정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중복지원되거나 낭비요인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각종 포퓰리즘적인 공약도 경계해야 한다. 한 번 말하기는 쉬워도 일단 공표하고 나면 주워 담기 힘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