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60대 경비원, 62명 대피시키고 '안타까운 희생'

조윤미 입력 2017.03.20. 20:50 수정 2017.03.2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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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불이 난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숨진 60대 경비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성치도 않은 몸으로 15층을 뛰어서 오르내리며 집집마다 문을 두드렸습니다.

조윤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건물 밖으로 시커먼 연기가 자욱하고 아기를 안은 주민이 황급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난 건 지난 18일 오전 9시쯤.

지하 1층 기계실에 불이 나면서 순식간에 아파트 전체 전기가 나갔고 방송 시설은 먹통이 됐습니다.

토요일 아침이라 아직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주민이 많은 상황.

60살 경비원 양명승 씨는 무작정 계단을 뛰어올라갔습니다.

[아파트 주민] "경비아저씨는 막 피하라고 대피하라고 막 소리지르고 돌아다니고… 저희 아들이 먼저 그 소리를 듣고 우리 딸을 깨웠거든요"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예순두 명의 주민들을 대피시켰지만 평소 앓고 있던 심장질환을 이겨내지는 못했습니다.

15층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대피 사실을 알린 양 씨는 이곳에 쓰러진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던 양 씨를 주민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월 120만 원 박봉에 사흘에 한 번씩 밤샘 근무를 하며 세 가족을 책임졌던 양 씨.

[박상한, 김순화] "재활용이라든가 택배 같은 거 오더라도 아저씨께서 잘 챙겨주시고 친절하게 해주셨었어요"

양 씨의 빈소에는 지난 이틀간 100여 명의 주민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송희원/9살] "하늘나라에서 이 편지 보고 행복하게…"

"자신을 희생했다는 걸 듣고 아저씨가 존경스럽고도 슬프면서 멋졌어요"

MBC뉴스 조윤미입니다.

조윤미기자 (bongbong@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