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M출동] 관광명소 제주 우도, '교통 지옥' 된 사연

정준희 입력 2017. 3. 20. 20:40 수정 2017. 3. 20.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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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제주 성산포에서 배로 10~20분 남짓한 거리, 한 해 2백만 명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섬 속의 섬으로 불리는 우도입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이 작은 섬이 요즘 교통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데요.

대여업체들의 오토바이와 전기스쿠터 수백 대가 해안도로를 점령하면서 사고 위험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정준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도항선을 타고 도착한 우도.

관광객들을 처음 맞는 건 줄줄이 늘어선 스쿠터 대여점들입니다.

"스쿠터부터 다양한 장비 저렴하게 드리고 있어요"

섬 안쪽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쾌적한 해안도로는 잠깐, 중앙선도 없는 좁은 길은 이미 버스와 트럭, 승용차로 가득 찼습니다.

오토바이와 전기 스쿠터, 자전거에 경운기까지 끼어들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우도 주민] "커브길이 많고 돌담길이 많으니까 (차가) 갑자기 튀어나오거든. (스쿠터는) 넘어가기 딱 좋아요."

크기도 속도도 제각각인 탈것들이 뒤엉켜 아찔한 모습도 눈에 띕니다.

승용차와 오토바이는 느린 스쿠터를 추월하려다, 트럭은 좁은 도로를 지나려다 벌어지는 일입니다.

주민들이 키우는 강아지에, 근처 승마장을 오가는 말까지 수시로 도로에 나타나지만 스쿠터를 탄 상태로 경치를 보거나 사진 찍기 바쁜 이들이 대부분.

익숙지 않은 운전에 넘어지기도 합니다.

[김승현/렌터카 이용] "스쿠터나 이런 걸 몰고 가면서도 바다를 보려고 고개 돌리고 가시는 분들이 있어서…"

하지만 이륜차로 분류되는 스쿠터는 대부분 미신고에 자차보험도 없는 상태.

여기에 대여점의 안전관리도 허술합니다.

필요 없다며 헬멧은 주지 않고,

[대여업체 직원 A] "글쎄요. (스쿠터) 실내에서 있으니까 (필요 없죠)"

운전법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대여업체 직원 B] "방향 지시등, 경적 여러 가지 버튼들이 있는데 우도에서 쓴다고 누가 알아주지 않습니다."

세 바퀴 스쿠터를 직접 타봤습니다.

최고 속도는 우도 내 제한속도를 넘는 시속 35km 내외.

하지만 룸미러는 아예 없고 고정식 백미러는 눈높이 조절이 안 돼 좌우 어느 쪽도 후방을 볼 수 없습니다.

주행 중에 조금만 덜컹거려도 문이 그냥 열리는가 하면

[김정화/스쿠터 이용] (가다가 문도 열리고 그랬거든요) "저도 그랬어요. 뒤에서 애가 문을 만진 줄 알고…."

액셀러레이터 손잡이를 돌리니 그냥 빠져버리는 것도 있습니다.

[대여업체 직원 C] "힘을 적당히 줘야 되는데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힘을 주게 되거든요. 운전하다 보면…."

이렇다 보니 사고도 잦습니다.

[우도 보건지소 관계자] "(부상 환자가) 많이 올 때는 하루 20~30명도 오고요. 크게 다치면 바로 큰 병원으로 (이송합니다)"

수리비 폭탄에 발목이 잡히는 일도 다반사.

당일 섬을 나가야 하는 관광객들은 업체들이 부르는 수리비를 울며 겨자 먹기로 내야 할 판입니다.

[대여업체 직원 D] "자차 보험은 여기 전부 다 안 돼요. (수리비는) 견적서 따라 내는 거지요"

[대여업체 직원 E] "(3륜 스쿠터는) 백미러 하나 쌍으로 갈려고 하면 14만 원씩 이렇게 나오죠."

섬에서 대여 중인 스쿠터와 자전거 등이 1천8백여 대에 이달부터는 전기 렌터카 1백 대까지 영업 전에 가세한 상황.

제주의 관광명소 우도가 당국의 관리 미흡과 업체들의 장삿속에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교통지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준희입니다.

정준희기자 (rosinante@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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