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혹평' 中 '호평'.. '틸러슨 순방' 엇갈린 평가

이우승 입력 2017. 3. 20. 19:05 수정 2017. 3. 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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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 결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미 언론은 틸러슨 장관이 미·중 외무장관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식 외교용어를 사용한 점도 문제 삼았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이 일본과 한국에서 한 발언은 북한 문제가 이번 순방의 핵심 이슈인 것으로 보였으나, 정작 중국에서는 미·중 관계가 우선순위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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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중국에 외교적 승리 선사" / 韓·日 차등발언 등 부적절 지적 / 환구시보 "양국 상호이해 증진" / 조셉 윤 "中에 사드 입장 전달"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한·중·일 순방 결과에 대해 미국과 중국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미국 조야에서는 “성과가 없었다. 중국의 외교적 승리”라고 혹평했다. 반면 중국 관영언론과 베이징 외교가는 “미·중이 상호 이해를 증진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전날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난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 주석을 예방한 뒤 4박5일간의 한·중·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베이징=EPA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출신) 틸러슨 장관이 순방외교 데뷔 무대에서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안겨줬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틸러슨 장관의 방중은 분위기는 좋았으나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성과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내내 중국을 공격했으나 틸러슨 장관의 방중은 그 기조와 전혀 달랐다”고 강조했다.

뉴스위크는 특히 틸러슨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방문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만찬이 생략된 게 한국이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가 거짓말한 것처럼 밀어붙인 것은 외교적 미숙함을 드러낸 사례라고 꼬집었다. 틸러슨 장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고 동맹국이고, 한국은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고 차등화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제기됐다. 미 언론은 틸러슨 장관이 미·중 외무장관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식 외교용어를 사용한 점도 문제 삼았다. 과거 중국이 제안한 신형대국관계의 14자 원칙인 ‘불충돌부대항, 상호 존중, 합작공영(不衝突不對抗 相互尊重 合作共?)을 그대로 썼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20일 미국이 처음으로 14자 원칙을 거론했다고 반색하며 “한·중·일 순방에서의 우선순위는 미·중 관계였다”고 전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영문 글로벌타임스는 “틸러슨 장관이 일본과 한국에서 한 발언은 북한 문제가 이번 순방의 핵심 이슈인 것으로 보였으나, 정작 중국에서는 미·중 관계가 우선순위였다”고 주장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이 미·중은 지난 50여년간 양국 관계를 규정할 새로운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내달 미·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틸러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미·중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의 합법성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중국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엔 거의 모든 사진과 관련 내용이 틸러슨 장관 방중으로 채워졌다. 틸러슨 장관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사진을 포함해 그가 왕 부장 등 주요 외교관료들과 만난 사진들이 크게 실렸다.

이에 대해 미 정부는 틸러슨 장관의 사드 발언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김포공항에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서울 등에서 사드에 대해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이우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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