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성기에 나체소동까지..檢 출석 앞둔 朴 자택앞 아수라장

김성훈 입력 2017.03.20.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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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반대" 朴자택 앞 '아수라장'
일부 지지자들 폭언에 전라 소동도
분노한 주민·학부모들 "추가 조치할 것"
경찰 "朴 검찰 이동·돌발상황 방지 중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훈 고준혁 기자]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둔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이 또 한번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주민과 인근 초·중학교 학부모들의 반발로 잠잠해지나 싶더니 기자회견을 앞세운 친박 단체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고성을 지르는 등 혼란을 초래했다. 이도 모자라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체로 자택 앞을 뛰어다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등 통제 불능인 모습도 어김없이 보였다. 경찰은 친박단체의 불법 집회와 일부 지지자들의 폭언·폭력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으로 위장한 집회…학부모 항의에도 소란

20일 오후 3시 자택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결사대회’에는 박근혜지킴이결사대를 자처한 100여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헌재의 8:0 판결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인민재판과 다를 바 없다”며 “비상식적인 헌재재판은 전 세계적 망신이고 국가 명예를 추락시켰다”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훼손시킨 헌재 재판관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태극기 똑바로 안드냐”며 지지자들끼리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심지어 4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이날 오후 4시 20분쯤 완전히 탈의한 채 “나는 재림 예수다”고 소리를 치며 뛰어다니다 경찰에 연행되는 일도 발생했다.

인근 초등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이날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등하굣길 안전을 당부했지만 공염불에 그쳤다.

앞서 삼릉초 녹색 어머니회는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9일째 이어지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로 삼릉초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입장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학교 앞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말했다.

안규삼 삼릉초 교장도 이날 오후 2시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학교 앞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후문을 이용하면 5분 거리인데 멀리 우회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장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린이들의 등하교시간 안전을 위해 그동안 후문을 닫았으나 오는 22일부터 등하교시간에 정상적으로 후문을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거듭된 당부에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소란이 끊이지 않자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분노한 모습이다. 주민 김모(42·여)씨는 “경찰이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리니 이제는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확성기를 들고 본인들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삼릉초 학부모인 권모씨(38·여)는 “나체로 뛰어다니는 사람까지 나타나 아이가 볼까 무섭다”며 “학부모들과 힘을 합쳐 반드시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에 인접한 서울삼릉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학부모들이 20일 오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 때문에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어린이 보호구역 밖에서 시위해줄 것을 요구하며 피켓을 들고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만반의 준비 나선 경찰…朴이동로·돌발상황 대비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두고 지지자들의 집회·시위가 다시 과격해지면서 경찰도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소환 조사날(21일)에 경찰이 대비해야 할 핵심은 이동로 확보와 돌발상황 방지”라며 “조사 뒤 자택으로 돌아갈 것까지 대비해 관계 기관과 협의해 충분한 경찰 병력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중앙지검에 출두할 때까지 경호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자택에서 중앙지검까지는 10~20분 가량 소요될 예정으로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자택 복귀 때처럼 교통신호를 조절해 차량 이동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김 청장은 “조사를 마친 뒤 자택으로 돌아갈 때도 이동로를 확보하고 조사받는 동안 생길 돌발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 검찰 출두 당일에는 수백여명의 지지자들이 자택 주변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민저항본부 등 친박 단체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근혜 대통령 소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택 앞과 중앙지검 앞 회견에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퍼트리며 지지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경찰은 이날 현재 박 전 대통령 자택 주변에 경찰 4개 중대와 여경 2개팀 등 총 36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검찰 소환조사 당일에는 경력이 보강될 전망이다.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때는 검찰청 근처에 15개 중대 1200여명이 배치된 바 있다.

김 청장은 “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을 앞두고 병력 증원이 이뤄질 것”이라며 “자택 앞 회견이 집회로 변질되거나 일부 지지자들의 폭언·폭력이 계속된다면 집시법을 적용해 격리하고 집회를 즉각 금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오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강남구 박 전 대통령 자택에서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훈 (sk4h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