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저소득층 주거 지원하랬더니 부자에게 혜택 준 정부

입력 2017.03.20. 18:31

감사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3개 정부부처 및 공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특별감사 결과는 국민 세금이 얼마나 허술하게 새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 및 국민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계획 대비 21.8∼61.7%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국민임대주택이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에 대한 입주 자격을 저소득층으로 더 엄격히 적용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감사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3개 정부부처 및 공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특별감사 결과는 국민 세금이 얼마나 허술하게 새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소득계층의 주거 안정에 쓰여야 할 돈이 엉뚱하게 부자들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됐다. 엉터리 기준으로 소득이 많은 사람이 적은 사람보다 오히려 혜택을 보는가 하면 관리 부실도 부지기수였다.

정부는 2011년 8월 18일 전·월세시장 안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사업을 추진했다. 기초수급자나 한부모가족, 저소득 가구 출신으로 다른 지역에서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가구당 연소득이 3억5000만원이나 되는 고소득 자녀까지 임대주택 지원을 받았다. 연소득 1억2000만원이 넘는데도 지원받은 대학생은 150여명에 달했다. 고소득 자녀에게 돈 퍼주라고 국민들이 세금 내는 것은 아니다.

국민임대주택 입주 기준도 허술했다. 월평균 소득이 481만원인 1인 가구는 입주한 반면 482만원을 버는 3인 가구는 입주하지 못했다. 3인 이하 가구에 대해 가족 수와 상관없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 탓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우선적으로 입주해야 할 저소득층 1인 가구가 입주를 못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임대주택에 살면서 고가 차량을 몰고 다니거나 사망자 명의나 사회복지시설·정신병원 등에 입소한 계약자 대신 친인척이 거주하는 등 입주 자격이 안 되는데 혜택을 보는 사례도 비일비재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저소득층을 위한 영구 및 국민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계획 대비 21.8∼61.7%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정작 저소득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엉뚱한 곳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국민임대주택이나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에 대한 입주 자격을 저소득층으로 더 엄격히 적용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