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MBC

[이슈포커스] 美 기준금리 인상.."사상 최대 가계부채가 문제"

입력 2017.03.20. 18:00 수정 2017.03.20. 18:25 댓글 0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이브닝뉴스] ◀ 앵커 ▶

미국의 중앙은행이죠.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지난주 석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올렸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8년여 만에 다시 1%대 금리 시대로 올라선 건데요.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연준은 앞으로도 서너 달에 한 번씩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나가겠다고 밝혔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먼저 관련 보도 내용부터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 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석 달 만의 인상 조치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정책 금리가 1%대로 올라섰습니다.

연준은 향후 3년간 서너 달에 한 번씩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재닛 옐런/미국 연준 의장] "전반적으로 향후 미국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팽창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앵커 ▶

미국 연준의 이 같은 기준은 사실상 이제 저금리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뜻한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한국은행 역시 앞으로 금리 인상 압력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 내용은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직후에 우리 정부도 긴급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는데요.

우리나라도 더 이상 현재의 금리 완화 기조를 계속해서 이어 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 유선경 아나운서 ▶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부터 8개월 연속 기준 금리를 1.25%로 동결해 왔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지금의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의 금리 정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직접적이고도 타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이제는 1%,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1.25%로 아직은 우리 금리가 조금 더 높은 상황이긴 하지만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려서 우리나라보다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경우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해 한국에 투자하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셈이라 급격하게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럼 우리 금융 시장은 상당히 불안해 질 수밖에 없는 거죠.

실제로 지난 1999년도와 2005년도에 양국 금리가 역전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외국인들의 자금 이탈이 심각했습니다.

◀ 앵커 ▶

그러니까 이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있죠.

바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우리 국민의 가계부채인데요.

계속해서 유선경 아나운서와 알아보겠습니다.

◀ 유선경 아나운서 ▶

우리 국민이 가정에서 짊어진 빚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무려 1천3백조 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평균 2천6백만 원의 빚을 안고 있는 셈인데요.

한국은행이 가계 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가계부채가 이렇게 큰 만큼, 금리가 오르게 되면 각 가정이 감당해야 할 이자 부담은 훨씬 커질 수밖에 없겠죠.

따라서 한국은행도 무작정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기에는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이렇게 부채를 지니고 있는 가정 중에서도, 특히 생활비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는 '한계가구'의 수가 이미 134만 가구에 이르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국내 금리가 1%포인트만 인상돼도 우리 가계가 추가로 내야 할 이자 부담은 총 9조 원에 달하게 되고 대출 상환을 못 하게 되는 집도 6만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 결국 가계 붕괴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금융기관과 부동산 시장까지 연쇄 충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시죠.

◀ 리포트 ▶

[장보형/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가계부채가 늘더라도 자산이 늘고 소득이 뒷받침되면 문제는 아닌데, 소득 증가가 여의치 못한 상태에서 부채만 늘어나고 있는 것이…."

[윤창용/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 "금리까지 올라가면 이자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실질적으로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창선/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기업의 투자라든지 가계의 소비 심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겠습니다."

◀ 앵커 ▶

지난주 월요일 기준인데요.

KEB 하나은행의 혼합형 5년 고정대출 상품의 금리는 최고 연 4.8%였습니다.

두 주 만에 0.15%포인트 상승한 건데요.

다른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줄줄이 오르면서 연 5%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 상태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서 은행들이 금리를 먼저 인상하고 있는 겁니다.

그나마 제1금융권은 나은 편인데요.

최근 제2금융권의 부채 규모가 크게 늘면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도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영상을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끌고 있는 건 제2금융권입니다.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가구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에 몰리면서 대출이 지난해만 17% 넘게 불어났습니다.

은행보다 2배 빠른 속도입니다.

[정은보/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특히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서 현장점검과 위험관리 강화를…."

문제는 2금융권 가계부채 상당수가 변동금리로, 금리인상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는다는 겁니다.

최근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고 있는 신용대출도 변동금리 비중이 높고 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신용등급 7에서 10등급 고객들의 경우 80%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금리는 이미 오르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말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한 달 새 0.35%p 올랐고 신용대출도 같은 기간 0.5%p 올랐습니다.

다음 달부터는 국내 시중 금리가 더 오르면서 취약계층의 이자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됩니다.

[조영무/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금융기관이) 가산금리 인상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이자부담을 급증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계가 직면하는 대출금리의 인상속도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의 금리가 오르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자 부담이 커지면 주택구입이 어렵고 인기 아파트단지로의 쏠림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