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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로밍 통화 피해 심각..이통 3사 소극적 대처

김태우 입력 2017.03.20. 17: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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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태우 기자]

회사원 K씨는 스페인 출장 중에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 K씨는 스마트폰이 사라진 것을 인지하자마자 최대한 빨리 원격으로 스마트폰을 잠그고 동시에 찾아주면 사례금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문제는 몇 시간 후 발생했다. 스마트폰을 습득한 사람이 유심을 빼서 다른 스마트폰에 꽂은 후 전화통화를 과도하게 사용해 버려 55만 원의 통화료가 부과된 것이다. 스마트폰만 잠가 버리면 문제없을 줄 알았다가 큰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해외에서 로밍을 통해 전화 통화나 데이터를 사용하게 되면, 국내보다 몇십 배나 비싼 요금을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종종 접하는 기사 중의 하나가 요금 폭탄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과거에는 몇백만 원이 부과된 사례도 심심찮게 나오곤 했다.

가장 큰 범인은 데이터 로밍

이렇게 과도한 요금이 부과되는 주된 이유는 데이터 로밍 때문이다. 초기에는 데이터 로밍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이 부족해 마구잡이로 쓰는 경우가 많았고, 과금에 제한도 없었다. 조심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은 백그라운드로 데이터를 사용하는 용량도 제법 있다 보니 예상보다 훨씬 큰 금액이 부과되기도 한다.

지금은 이런 문제가 자주 불거지다 보니 이통사는 보호 장치를 해놓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일 2만 원, 월 10만 원 이상 사용하게 되면 데이터 로밍을 자동으로 차단하게 되며, KT는 월 5만 원 이상이면 차단해 요금 폭탄이 생기지 않도록 해준다.

로밍

로밍 통화도 문제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K씨처럼 로밍 통화를 통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로밍 통화에 대해서도 이통사는 보호 장치를 해놓기는 했지만, 무척 소극적이다. 그러다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이 짊어지게 된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것도 속상한 일인데, 2차 피해까지 겪게 되는 셈이다.

현재 데이터 로밍처럼 차단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곳은 이통 3사 중 KT가 유일하다. KT는 로밍 통화 요금이 50만 원(VAT 별도)이 되면 자동으로 차단하게 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로밍 통화 요금에 따른 차단이 없다. 몇백만 원, 몇천만 원이 나올 수 있다.

대신 LG유플러스는 24시간 이내 분실 신고를 하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보험 적용 시 고객은 30만 원 부담하면 나머지 요금은 면제된다. SK텔레콤은 이통 3사 중 가장 현실적이다. 통화내역 열람을 통해 부정 사용으로 간주되는 시점부터 24시간 이내는 전액 감면, 24시간 이후는 30만 원 초과분에 대해 면제된다. 분실의 경우 대부분 비정상적인 음성 발신에 이용되므로 24시간 이내 분실 신고 후 정지를 한다면, 전액 감면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데이터 로밍은 의도치 않은 사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차단을 기본으로 제공하지만, 전화 통화는 의도치 않게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긴급 전화 통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보니 차단 기능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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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K씨는 KT를 사용하다 보니 50만 원까지 부과된 이후 통화가 차단되었지만, 더 많은 요금이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이통사에 분실 신고를 하지 않은 K씨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잠갔으니 안전하리라 생각했고, 유심을 빼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점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 하는 이가 K씨뿐만은 아니리라.

KT 관계자는 "로밍 통화 차단 기능은 국내서 KT가 유일하게 지원한다"며 "차단 기능 자체가 소비자 보호 기능이기 때문에 분실 신고를 하지 않아 요금이 50만 원이 나왔다면 소비자 과실이기 때문에 다른 지원은 없다"고 설명했다.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로밍 통화에서 가장 큰 문제는 습득한 이가 유심을 빼서 다른 스마트폰에 꽂은 후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사전에 차단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유심 자체에 비밀번호를 걸어 잠그면 된다. 이를 ’심 핀(SIM PIN)’이라고 하는데, 스마트폰에서 간단하게 설정할 수 있다.

아이폰은 ’설정 > 전화 > SIM PIN’에서, 안드로이드폰은 ’설정 > 보안 > USIM 설정’에서 적용할 수 있다. 4자리 비밀번호를 부여하게 된다. 유심에 비밀번호를 적용하게 되면, 스마트폰을 껐다 켰거나, 새로운 스마트폰에 유심을 꽂게 되면 유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이통사 신호를 잡을 수 있다. 한마디로 유심 비밀번호를 모르면 전화 통화나 데이터 사용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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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비밀번호를 3번 틀리게 되면, 유심 구매 시 유심 카드가 장착된 플라스틱 카드에 기재되어 있는 PUK 번호를 알아야 해제할 수 있다.

이통사의 적극적 대처 필요하다

고객 보호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50만 원, 30만 원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라는 점이다. K 씨와 같은 상황은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이동통신사에서 적극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로밍 통화에 대해 차단 기능 적용과 상한 금액을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괄적으로 상한 금액을 낮춰 적용한 것이 어렵다면, 소비자가 직접 금액을 선택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 하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분실 신고 편의성도 높일 필요성이 있다. 현재 이통사 홈페이지에서는 분실 신고 메뉴를 찾는 것이 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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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에 비밀번호를 적용하는 심 핀 기능 안내도 해주면 좋겠다. 현재는 국내 이통 3사 어디도 해당 기능에 대해 안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유럽에서는 스마트폰 도난이 심각해서 인지 처음부터 유심에 심 핀을 적용해서 판매한다. 이는 나라별로 다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소비자 편의성을 고려해 사전 심 핀 적용이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소비자는 해당 기능을 모르고 있다. 이것만 제대로 알려져도 스마트폰 분실시 발생할 수 있는 도용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태우(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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